
[스포츠춘추]
김하성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현재 사용 중인 스프링트레이닝용 미니 구장에서 포스트시즌을 치르게 된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가 16일 올스타전을 앞두고 공식 확인했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이날 "월드시리즈는 항상 홈구장에서 치르는 것이 우리 원칙"이라며 "그 원칙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못박았다. 허리케인으로 홈구장이 파손돼 수용인원 1만46명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탬파베이가 만약 포스트시즌에 진출해도 지금의 작은 구장에서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결정이 나오기까지 MLB는 3주 이상 고심했다. 허리케인 밀턴으로 트로피카나 필드가 파손돼 임시구장을 사용하게 된 탬파베이는 당시만 해도 플레이오프 진출 가능성이 높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탬파베이가 예상 밖의 선전을 보이면서 임시구장에서의 포스트시즌 개최가 현실적 이슈로 떠오른 것이다.
문제의 핵심은 스타인브레너 필드의 물리적 제약이다.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트레이닝용 구장인 이곳은 수용인원이 1만46명에 불과하다. 탬파베이가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이나 월드시리즈에 진출할 경우 리그는 각종 관련자들을 위해 수천 장의 티켓을 확보해야 하는데, 작은 구장에서는 이런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어렵다.
수익성 문제도 만만치 않다. 입장료 수입이 줄어들면 선수들의 포스트시즌 분배금도 감소한다. 방송사들의 중계 제작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도 이날 이런 우려를 인정했지만, 결국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더 중시했다.
맨프레드는 "더 큰 중립구장으로 옮기는 것이 주는 이익보다 탬파베이가 홈필드 어드밴티지를 잃는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탬파베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특한 상황이라는 점을 이해한다. 하지만 그들이 현재 경기하는 곳이 바로 그들의 홈구장이다"라고 강조했다. 필요에 따라 좌석을 늘려 수용인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 홈경기 장소를 두고 선수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탬파베이 마무리 투수 피트 페어뱅크스는 탬파베이 타임스에 "만약 잠재적 플레이오프 경기를 옮긴다면 이 지역 사람들에게 실례가 될 것"이라며 현재 구장 고수를 지지했다.
반면 내야수 브랜든 로우는 보다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때를 떠올리며 "경기 장소가 바뀌더라도 우리는 그곳을 홈구장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당시 탬파베이는 포스트시즌 "홈" 경기 중 단 2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트로피카나 필드와 다른 시간대의 구장에서 치렀다.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와 챔피언십은 샌디에이고에서, 월드시리즈는 텍사스 알링턴에서 열렸다.
로우는 "우리는 샌디에이고 버블에서 2주 동안 홈필드를 가졌고, 선수들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그리고 우리는 월드시리즈에 갔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선발투수 드류 라스무센은 "일단 플레이오프부터 진출해야 한다"며 "그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전반기가 끝난 현재 탬파베이는 시애틀 매리너스보다 1.5게임 뒤져 아메리칸리그 마지막 와일드카드 자리에서 밀려나 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서는 토론토 블루제이스보다 5.5게임 뒤진 4위지만, 여전히 가을야구 경쟁권에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만약 탬파베이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면, 수용인원 1만여 명의 스프링트레이닝 구장에서 펼쳐지는 가을야구가 열리는 보기 드문 장면을 보게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