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김하성의 소속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주인이 바뀐다. 17억 달러(약 2조3800억원) 규모의 매각이 임박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7월 15일(한국시간) 스튜어트 스턴버그 탬파베이 레이스 구단주가 플로리다 잭슨빌의 부동산 개발업자 패트릭 잘룹스키가 이끄는 투자 그룹과 매각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르면 9월 중 거래가 완료된다.
스턴버그는 2004년 레이스를 2억 달러에 사들였다. 21년 만에 8.5배 오른 가격에 팔리는 셈이다. 매각이 성사되면 지난해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매각(17억2500만 달러) 이후 첫 메이저리그 구단 거래가 된다.
매각을 가속화한 계기는 지난해 10월 초대형 태풍 허리케인 밀턴이었다. 이 태풍으로 홈구장 트로피카나 필드의 돔 지붕이 완전히 뜯겨 나가면서 레이스는 집 잃은 신세가 됐다. 현재는 탬파에 있는 뉴욕 양키스의 스프링 트레이닝 구장인 조지 스타인브레너 필드를 임시로 빌려 쓰고 있다.
스턴버그는 당초 세인트피터스버그에 13억 달러짜리 새 구장을 짓기로 지자체와 합의했지만, 허리케인 피해로 승인이 지연되자 올해 3월 일방적으로 계획을 철회했다. ESPN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와 일부 구단주들이 스턴버그에게 매각 압력을 가했다.
새 주인이 될 잘룹스키는 미국 남동부 최대 주택건설업체 드림 파인더스 홈즈의 창업자다. 2008년 회사를 세워 지금까지 3만1000채 이상의 집을 지었다. 투자 전문 매체 포브스는 그의 재산을 14억 달러로 추산한다.
잘룹싀의 투자 그룹에는 모기지 회사 CEO 빌 코스그로브와 마이너리그 팀 2개를 소유한 켄 배비도 참여했다. 배비는 전 피닉스 선즈 구단 사장의 아들로 야구 사업에 경험이 있다.
디 애슬레틱은 매각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잘룹스키 그룹이 구단 연고를 탬파베이 지역에 유지할 계획"이라며 "다만 기존 구장 소재지인 세인트피터스버그보다는 탬파 쪽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하성을 비롯한 탬파베이 선수들에겐 나쁘지 않은 뉴스다. 새 구단주가 탬파베이 지역 출신인 데다 충분한 자금력을 갖춘 만큼 구단 투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레이스는 현재 MLB에서 가장 낮은 관중 동원력을 보이지만, 경기력만큼은 최상급이다. 2008년 구단명을 '데블레이스'에서 '레이스'로 바꾼 뒤론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승률(.545)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새 구장 문제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 스턴버그는 지난 20년간 트로피카나 필드를 대체할 새 홈구장을 찾으려 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심지어 플로리다와 몬트리올을 오가며 경기를 치르는 파격적 아이디어까지 검토했을 정도다.
새 구단주 잘룹스키가 어디에 새 구장을 지을지는 아직 구체적 계획이 없다.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당장 "트로피카나 필드를 2026시즌에 맞춰 보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
어쨌든 20년 넘게 이어진 레이스의 구장 문제와 매각 논란이 새 전환점을 맞았다. 잘룹스키라는 지역 기반 사업가가 구단을 인수하면서 탬파베이 지역 정착 가능성은 높아졌다. 야구단 매각은 MLB 구단주들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완료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