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침내 브라이언 음뵈모를 잡았다. 한 달 넘게 이어진 브렌트퍼드와의 협상이 최대 71만 파운드(약 1324억원) 제안으로 마무리되는 분위기다.
데이비드 온스타인 기자가 7월 18일(한국시간) 디 애슬레틱을 통해 전한 소식에 따르면, 맨유와 브렌트퍼드가 음뵈모 영입에 사실상 합의했다. 기본료 6500만 파운드에 보너스 600만 파운드, 4차례 분할 지급 조건이다. 카메룬 윙어의 올드 트래포드행이 코앞에 다가왔다.
맨유의 음뵈모 영입 작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처음 제안한 4500만 파운드에 1000만 파운드 보너스가 거절당한 뒤, 5500만 파운드에 750만 파운드 보너스로 올렸지만 역시 성사되지 않았다. 브렌트퍼드는 맨유가 마테우스 쿠냐 영입 때 울버햄프턴에 지불한 6250만 파운드를 넘는 금액을 고집했다.
전환점은 세 번째 제안이었다. 6500만 파운드에 500만 파운드 보너스로 시작된 협상이 최종적으로 600만 파운드 보너스로 조정되며 양측이 악수를 나눴다. 한 달여간의 신경전이 드디어 끝났다.
흥미롭게도 이 최종 제안은 특별한 상황에서 이뤄졌다. 라우리 휘트웰 기자가 공개한 뒷얘기에 따르면, 짐 래트클리프 회장이 오마르 베라다 CEO, 제이슨 윌콕스 축구 디렉터와 아이슬란드에서 회동하는 중에 음뵈모 영입 결정이 내려졌다. 중요한 결정을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을 선호하는 래트클리프의 스타일이 대형 영입에 마지막 동력을 제공한 셈이다.
사실 음뵈모의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디 애슬레틱이 지난달 보도한 바에 따르면, 그는 브렌트퍼드와 토트넘에 올여름 이적할 경우 맨유만을 택하겠다고 통보한 상태였다. 아스날과 뉴캐슬도 관심을 보였지만, 음뵈모의 선택은 처음부터 한 곳을 향하고 있었다.
토마스 프랭크가 브렌트퍼드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뒤 스퍼스의 관심이 더욱 커졌지만, 음뵈모의 의지는 흔들리지 않았다. 올드 트래포드가 그의 목적지였다. 이런 확고한 의사 표명이 결국 맨유의 영입 작업에 결정적 도움이 됐다.
음뵈모 영입은 루벤 아모림 감독 체제 구축의 핵심 과정이다. 쿠냐와 18세 풀백 디에고 레온에 이은 세 번째 영입으로, 아모림이 원하는 공격진 보강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38경기 모두 출전해 20골 8도움을 기록한 음뵈모는 검증된 프리미어리그 공격수다. 칼 안카 기자는 분석에서 "아모림의 3-4-3 시스템에서 우측 공격형 미드필더로 기용될 때 최적의 효과를 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팀의 공격 각도를 다양화하고 일차원적인 플레이에서 벗어나게 해줄 선수"라는 분석이다.
음뵈모 영입이 완료되면 아모림은 19일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리즈와의 프리시즌 첫 경기부터 새로운 전력을 시험해볼 수 있다. 이어 다음 주 미국 투어에서 웨스트햄, 본머스, 에버턴과의 경기를 통해 새 시즌 준비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하지만 맨유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음뵈모 영입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마커스 래시퍼드, 알레한드로 가르나초, 안토니, 제이든 산초, 티렐 말라시아로 구성된 '5인방' 정리가 시급하다.
현재 이들은 주전 선수들과의 합동 훈련에서 제외돼 오후 5시 이후에만 캐링턴 훈련장 출입이 허용되고 있다. 구단이 이들의 맨유 미래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적극적인 이적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6000만-7000만 파운드 이적료가 책정된 가르나초에 대해서는 첼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어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15위라는 참담한 성적을 기록한 맨유에게 음뵈모 영입은 반전의 신호탄이다. 아모림이 시즌 마지막 경기 후 팬들에게 약속한 "좋은 날들이 올 것"이라는 말을 현실로 만들 첫 번째 열쇠가 될 수 있다.
11년 만에 유럽대회 진출에 실패한 맨유는 이제 프리미어리그와 국내 컵대회에만 집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여유로워진 일정 속에서 음뵈모라는 새로운 무기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주목된다. 아이슬란드에서 내려진 1324억원짜리 결정이 맨유 재건의 시작점이 될 수 있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