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적절한 일로 구단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9년 만에 프로야구단 최고 경영진에 오르면서 키움의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부적절한 일로 구단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9년 만에 프로야구단 최고 경영진에 오르면서 키움의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 허승필 신임 단장이 2016년 전 소속 구단에서 성추행 의혹으로 퇴사한 정황이 포착됐다. 부적절한 일로 구단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9년 만에 프로야구단 최고 경영진에 오르면서 키움의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허 단장과 같은 구단에서 일했던 복수의 야구계 관계자들은 스포츠춘추와의 통화에서 "2016년 허 씨가 술자리 후 여직원을 상대로 부적절한 행동을 시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직원의 신고로 사건이 다음날 구단 관리 책임자에게 알려졌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당시 구단 직원 사이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당시 허 단장의 상급자였던 야구인은 "해당 의혹 외에도 음주로 인한 크고 작은 물의가 여러 차례 있었다"고 회상하며 "이런 이유로 허 씨의 다른 구단 이직 소식을 듣고 해당 구단 관계자에게 '다시 한번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조언했던 기억이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시 구단은 피해를 주장한 직원과 허 씨 간 합의를 통해 사건을 마무리하고 허 씨가 퇴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전해진다.

전 소속 구단 핵심 관계자는 "당시 인사담당을 포함한 당사자들이 퇴사하고 구장 이전 과정에서 관련 문서가 폐기돼 문서상 확인은 어렵다는 게 구단 공식 입장"이라면서도 익명을 전제로 "제보와 같이 좋지 않은 일로 퇴사하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직 내에서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인사조치가 퇴사"라고 사실상 당시 상황을 인정했다.

부적절한 일로 구단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9년 만에 프로야구단 최고 경영진에 오르면서 키움의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부적절한 일로 구단을 떠났다는 의혹이 제기된 인물이 9년 만에 프로야구단 최고 경영진에 오르면서 키움의 인사검증 과정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사진=스포츠춘추)

전 소속팀을 떠난 허 씨는 같은 해인 2016년 12월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사했다.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전략국제팀에서 근무했고 2022년부터 운영팀장을 맡아왔다. 그리고 14일 고형욱 단장 보직해임으로 공석이 된 단장직에 올랐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해당 의혹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질문을 받고 여러 루트로 알아본 결과 10년 전 일이라 각자의 기억을 토대로 얘기할 수밖에 없었고 내용도 다르고 신뢰할 만한 기록도 없다"고 공식 답변했다. 허 단장의 퇴사 이유에 대해선 "당시 보직 변경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배우자의 건강이 좋지 않아 가족 사정으로 퇴사를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구단은 또 "재직 중 성실한 태도와 업무능력으로 대내외 신임도가 높았고 구단 상황을 고려하여 내부승진을 결정했다"며 "신임 단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나가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이러한 의혹이 제기되어 대단히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허승필 단장은 공식 질의 이틀 뒤 구단을 통해 "제기된 의혹과 같은 불미스러운 일은 없었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이어 "10여년 전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로 인해 구단뿐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허승필 신임 단장(사진=키움)
허승필 신임 단장(사진=키움)

프로야구계에서는 최근 들어 여성 관중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키움은 다른 구단에 비해 여성 직원과 여성팬 비중이 높은 구단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적절한 의혹이 있는 인물이 야구단 수장에 오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허 단장은 1981년 5월 5일 경남 의령 출생으로 보성고를 졸업하고 미국 워싱턴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전공했다. 키움에서는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파트너십 체결을 주도했고, 지난 14일 키움 야구운영 부문의 수장으로 임명됐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