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20번 영구결번에 이어 동상까지 세워진다. 리버풀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 디오구 조타를 기리는 추모 조각상을 안필드에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팬들이 스타디움 앞에 남긴 수많은 추모품들이 조각상 제작 재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리버풀은 26일(현지시간) 안필드 내 조타 추모 조각상 건립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선수단은 2025-26시즌 내내 '포에버 20(Forever 20)' 엠블럼을 유니폼과 스타디움 재킷에 착용한다. 구단 공식 자선단체인 LFC 파운데이션은 조타의 이름을 딴 풀뿌리 축구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이달 초 스페인에서 동생 안드레 실바와 함께 교통사고로 숨진 조타를 추모하기 위해 안필드 밖에는 수천 개의 추모품이 놓였다. 꽃, 셔츠, 스카프, 모자, 예술 작품, 깃발, 현수막까지 다양한 물품들이었다.
구단 직원들은 지난 일주일에 걸쳐 이 추모품들을 조심스럽게 수거해 분류하고 안전하게 보관했다. 꽃은 퇴비로 만들어져 구단 시설 곳곳의 화단에 사용되고, 나머지 물품들은 전문업체를 통해 재활용돼 추모 조각상 제작에 쓰인다. 리버풀은 아직 구체적인 디자인을 확정하지 않았지만 20번을 형상화한 조각상이 유력한 옵션 중 하나다.
당분간은 안필드 메인 스탠드 밖에 임시 추모 공간을 마련해 서포터들이 계속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시아 프리시즌 투어 기간에는 선수들이 특별 제작된 '디오구 J 20' 패치를 유니폼에 달고 경기에 나선다. 홍콩, 요코하마, 안필드에서 열리는 친선경기 킥오프 전에는 헌화식도 진행된다.

'포에버 20' 엠블럼은 8월 1일 나이키에서 아디다스로 바뀌는 새 유니폼 하단에 부착된다. 서포터들이 조타를 기리기 위해 유니폼 뒷면에 '디오구 J 20'을 프린트하려면 구단 매장이나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다. 수익금은 모두 LFC 파운데이션에 기부된다.
가장 큰 추모 행사는 8월 15일 금요일 안필드에서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첫 경기 본머스전에서 펼쳐진다. 팬 모자이크와 묵념이 계획돼 있다.
리버풀은 이달 초 클럽 모든 레벨에서 20번을 영구결번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조타는 182경기에 출전해 65골을 기록했다. 133년 구단 역사상 개별 선수에게 이런 영예를 부여한 것은 처음이었다.
조타가 떠난 자리는 크다. 2020년 울버햄튼에서 이적해 20번을 받은 그는 지난 시즌 리버풀의 20번째 잉글랜드 1부리그 우승에 핵심 역할을 했다. 그야말로 숫자 20과 운명적 인연을 맺었던 선수였다. 이제 그 20번은 영원히 그의 것이 됐고, 조타는 없지만 조각상이 안필드와 오래도록 함께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