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프리미어리그 우승팀에서 핵심 선수가 빠진다는 건 예사롭지 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시즌 중반에 영입해 즉시 전력감으로 자리 잡은 선수라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때로는 클럽과 선수 모두에게 득이 되는 이별도 있다. 루이스 디아즈의 바이에른 뮌헨 이적이 바로 그런 경우다.
바이에른 뮌헨이 리버풀의 루이스 디아즈(콜롬비아) 영입에 7500만 유로(약 1208억원)로 합의했다고 28일(한국시간)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이달 초 6750만 유로(약 1088억원) 제안이 거절된 지 불과 몇 주 만에 성사된 거래다. 디아즈는 현재 도쿄에서 프리시즌 투어 중이지만, 24시간 내 독일로 이동해 메디컬 테스트와 계약 체결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적 성사의 배경에는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작용했다. 우선 디아즈 본인이 올여름 안필드를 떠나고 싶다는 명확한 의사를 표명했다. 2027년까지 계약이 남아있지만 선수의 의지가 확고했던 만큼 리버풀도 강행하지 않았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26일 AC 밀란전에서 디아즈를 제외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루초(디아즈)의 상황은 그의 미래와 연관돼 있다"고 슬롯 감독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최근 관련 루머가 많아서 자세한 언급은 어렵다. 훈련 태도는 훌륭하지만 당분간 경기 출전은 시키지 않기로 했다." 감독과 선수가 이미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는 점도 확인됐다.

리버풀이 이적을 수락한 데는 클럽 차원의 냉정한 계산이 깔려 있다. 올여름 이미 자렐 콴사, 퀴빈 켈레허,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 나다니엘 필립스 등을 매각해 상당한 자금을 확보한 상황이다. 디아즈에 대해서도 "정당한 시장 가치"를 고집해온 터라 7500만 유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다.
게다가 리버풀은 공격진 재편에 이미 착수했다.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위고 에키티케를 6900만 파운드(약 1281억원)에 데려왔고, 추가로 1000만 파운드의 옵션도 붙어있다. 뉴캐슬의 알렉산데르 이사크 영입 의사도 전달한 상태다. 다윈 누녜스와 하비 엘리엇의 거취도 불투명한 가운데, 디아즈 매각은 오히려 스쿼드 정리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다.
7월 3일 발생한 디오구 조타와 그의 형 안드레 실바의 교통사고 사망 소식이 클럽의 이적 정책에 미친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비극으로 공격진 재편이 불가피해진 만큼, 기존 계획보다 과감한 변화가 필요했다.
바이에른 입장에서는 오랜 갈증을 해소한 영입이다. 독일 챔피언은 올여름 공격수 보강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연속으로 좌절을 맛봤다. 최우선 목표였던 플로리안 비르츠는 리버풀을 선택했고, 니코 윌리암스는 아틀레틱 빌바오 잔류를 결정했다. 하비 시몬스 영입도 성사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디아즈는 바이에른이 원하던 모든 조건을 충족하는 선수다. 좌우 윙은 물론 중앙 공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갖췄다. 2022년 1월 포르투에서 3750만 파운드에 안필드로 온 뒤 최종적으로 약 4300만 파운드의 투자 비용이 들었지만, 그 값어치는 충분히 했다는 평가다.
리버풀에서 148경기 41골 23어시스트를 기록한 디아즈는 특히 지난 시즌 빛났다. 슬롯 감독 체제에서 36경기 13골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27세라는 나이도 바이에른에게는 매력적인 요소다.
결과적으로 이번 거래는 모든 당사자가 만족할 만한 결과로 보인다다. 디아즈는 새로운 도전을 얻었고, 리버풀은 적정한 대가를 받았으며, 바이에른은 원하던 선수를 영입했다. 물론 실제 성패는 앞으로의 경기력이 좌우하겠지만, 적어도 출발선에서는 모두가 웃을 수 있는 딜이 성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