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스포츠춘추]

무모할 정도로 젊음에 배팅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다. 검증된 올리 왓킨스를 외면하고 베냐민 셰슈코에게 8천만 유로(약 1277억원)를 쏟아붓겠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루벤 아모림 감독은 이번 여름 공격진 보강에 사활을 걸었고, 그 마지막 퍼즐이 바로 셰슈코다.

맨유는 RB 라이프치히와 비공식 접촉을 시작했다. 뉴캐슬 역시 알렉산데르 이사크의 이적설과 맞물려 셰슈코를 최우선 타겟으로 삼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이미 브라이언 음뵈모와 마테우스 쿠냐 영입으로 1335억원을 쏟아부은 맨유가 또다시 대형 영입을 예고하고 있다.

맨유의 선택은 흥미롭다. 아스톤 빌라는 일찌감치 왓킨스는 비매품이라고 못을 박았다. 1월 아스날이 400억원 정도 제시했다가 거절당한 것을 보면, 빌라를 설득하려면 훨씬 큰 돈이 필요했을 것이다. 하지만 맨유가 왓킨스를 포기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었다. 나이 때문이었다.

왓킨스는 검증된 프리미어리그 골잡이다. 지난 시즌 38경기 16골로 꾸준함을 입증했다. 하지만 29세인 그에게 거액을 투자해봤자 활용할 수 있는 기간은 길어야 3-4년이다. 반면 셰슈코는 22세로 향후 10년을 함께할 수 있는 선수다. 맨유 스카우팅 책임자 크리스토퍼 비벨이 이 영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그는 잘츠부르크와 라이프치히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셰슈코를 잘 아는 인물이다.

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맨유와 셰슈코의 인연은 201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16세였던 셰슈코를 도미날레에서 데려오려 했지만, 300만 유로가 부담돼서 포기했다. 결국 잘츠부르크가 낚아챘다. 그 후로도 끈질긴 구애가 이어졌다. 2022년에도 접촉했지만 셰슈코는 라이프치히 행을 택했다. 작년 여름 조슈아 지르크지 영입 전에도 타진했지만 역시 무산됐다.

네 번째 도전이다. 하지만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셰슈코는 작년 계약 연장 때 8천만-9천만 유로 수준의 제의가 들어오면 라이프치히가 이적을 허용하기로 양해했다. 맨유가 그 정도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다는 점에서 성사 가능성이 높다.

다만 셰슈코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바로 기복이다. 독일 축구 전문가들조차 "일관성 부족"을 그의 최대 약점으로 꼽는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13골을 넣었는데, 전년도보다 1골 적다. 거의 900분을 더 뛰었는데도 말이다. 라이프치히가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서 단 1승만 거두며 부진했던 점을 감안해도 아쉬운 대목이다.

그렇다고 재능까지 의심할 수는 없다. 196cm의 압도적 피지컬과 스피드는 분명 매력적이다. 아모림이 요구하는 역동성과 운동능력을 갖춘 선수다. 하지만 그의 최고 경기와 최악 경기 사이의 격차가 너무 크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이 간극을 줄이는 것이 아모림의 숙제가 될 전망이다.

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맨유가 노리는 셰슈코(사진=베냐민 셰슈코 SNS)

셰슈코 영입이 성사되면 가장 타격을 받을 선수는 라스무스 호일룬이다. 2023년 여름 6400만 파운드(최대 7200만 파운드)에 영입된 덴마크 공격수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고작 4골에 그쳤다. 아탈란타에서 3-4-3으로 뛰어본 경험이 있었음에도 아모림의 시스템에 적응하지 못했다.

물론 당시 호일룬이 처한 상황도 녹록지 않았다. 홀로 최전선을 지켜야 했기 때문이다. 믿을 만한 동료 공격수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음뵈모, 쿠냐, 지르크지까지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셰슈코까지 오면 호일룬의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든다.

이런 상황에서 맨유는 재정 균형도 맞춰야 한다. '폭탄 스쿼드' 가르나초, 안토니, 산초 등을 매각해야 한다. 특히 첼시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르나초의 거취가 주목된다. 니콜라스 잭슨과의 맞트레이드설도 나왔지만, 맨유 내부에서는 부정적이다.

젊음에 배팅하는 맨유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비벨이 보증서를 써준 셰슈코지만, 프리미어리그는 분데스리가와 전혀 다른 리그다. 하지만 아모림에게는 희망적인 전례가 있다. 스포르팅에서 빅토르 요케레스를 키워낸 것처럼 셰슈코도 성공시킬 수 있을까. 올드 트래포드의 새로운 도박이 시작된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