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러 단장(사진=MLB.com)
프렐러 단장(사진=MLB.com)

 

[스포츠춘추]

A.J. 프렐러가 또 해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단장 프렐러는 1일(한국시간) 하루 동안에만 무려 5건의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며 MLB 트레이드 데드라인의 절대 강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프렐러는 메이슨 밀러와 J.P. 시어스를 애슬레틱스에서, 라이언 오헌과 라몬 로리아노를 볼티모어에서, 프레디 퍼민을 캔자스시티에서 각각 영입했다. 그가 내놓은 대가는 팀 최고 유망주 레오 데 브리스를 포함해 총 10명이다.

요즘 미국 야구계에선 유망주 값이 금값이다. '지속가능한 전력 보강'이 화두고, '장기적 관점'이 구호다. 대부분의 단장들이 계산기를 두드리며 손익을 따진다. 트레이드 한 건 하는 데도 회의를 몇 번씩 연다. 리스크를 싫어하고, 실패를 두려워한다. 모든 게 합리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런데 프렐러는 다르다. 그에게 유망주는 교환의 수단일 뿐이다. 올해만 해도 지난해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뽑은 선수를 서슴없이 내놓았다. 딜런 레스코, 로비 스넬링, 딜런 헤드가 그랬고, 이번엔 데 브리스까지 움직였다. 다른 단장들이 "미쳤다"고 혀를 찰 만한 일이다. 하지만 프렐러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번 트레이드 러시의 핵심은 메이슨 밀러다. 평균 구속 101.1마일의 속구를 던지는 26세 우완 마무리. 컨트롤 기간도 2029년까지 4년이나 남아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키스 로는 "최근 몇년 동안 나온 최고 유망주가 트레이드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데 브리스는 18세 스위치 히터 유격수로, 하이A에서 버티고 있는 고교 졸업반 나이의 선수다.

애슬레틱스가 받은 나머지 선수들도 만만치 않다. 브레이든 네트는 좌타자 상대 약점을 극복하며 선발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헨리 바에스는 싱커볼러로 더블A에서 평균자책 1.96을 찍었다. 에두아르니엘 누녜스는 우타자 전문 릴리버로 42%의 삼진율을 자랑한다.

볼티모어에서 온 오헌과 로리아노는 샌디에이고의 라인업 구멍을 메운다. 32세 오헌은 올해 처음 올스타에 선정됐고, OPS 0.837을 기록 중이다. 로리아노는 팀 최다 15홈런으로 좌익수 자리를 책임질 예정이다. 대가로 간 보스턴 베이트먼은 19세 좌완 유망주다.

여기에 퍼민까지 영입하며 샌디에이고는 포수 자리도 보강했다. 살바도르 페레스의 백업으로 뛰던 30세 퍼민은 2029년까지 계약이 남아 있다. 대신 불과 하루전 선발로 내세웠던 투수 라이언 버거트와 스티븐 콜렉을 보냈다.

프렐러 단장(사진=MLB.com)
프렐러 단장(사진=MLB.com)

일각에서는 프렐러가 너무 무모하다고 지적한다. 2022년 후안 소토를 위해 치른 대가가 너무 컸다는 지적이다. 그때 보낸 C.J. 에이브럼스, 맥켄지 고어, 제임스 우드는 스타가 됐다. 심지어 우드는 같은 나이때 소토와 동급이란 극찬을 받고 있다.

하지만 프렐러는 후회하지 않는다. "우리는 좋은 선수를 주고 선수를 받는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프렐러에게는 오직 '윈나우'만 있을 뿐이다. 디 애슬레틱의 앤디 맥컬로는 "프렐러가 자신의 철학을 보여줬다"며 "그는 크게 스윙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시애틀의 제리 디포토는 "A.J.와 나는 둘 다 트레이드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물론 리스크는 있다. 밀러는 부상 이력이 길고, 구원투수에게 4년짜리 서비스 타임이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도 의문이다. 오헌은 5월 말 이후 타율이 0.224로 떨어졌고, 로레아노는 파트타임 선수다. 하지만 프렐러는 개의치 않는다. 그에게 트레이드는 도박이 아니라 투자다.

과연 이런 방식이 지속가능할까? 팜 시스템은 거의 바닥을 드러냈고, 남은 유망주도 얼마 되지 않는다. 언젠가는 재료가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런 걱정은 내일의 일이다. 지금 이 순간, 샌디에이고는 2025년 월드시리즈를 위해 모든 것을 걸었다. 나중 일은 나중에 수가 생긴다. 그때가 되면, 프렐러가 새로운 마법을 부릴 지도 모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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