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잠실]
‘역전의 명수’ LG 트윈스가 52일 만에 단독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경기 후반 터진 극적인 역전 홈런으로 경기의 승부도 뒤집고, 순위도 뒤집는데 성공했다. 반면 선두 한화 이글스는 8회에만 5점을 내주며 충격적인 역전패, 선두 자리에서 내려왔다.
LG는 8월 5일 잠실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서 투수진의 릴레이 호투와 문보경의 7회 역전 3점포에 힘입어 4대 2로 승리, 파죽의 7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LG가 다시 1위로 올라선 과정은 짜릿한 역전승과 경기 후반 접전 끝 승리의 연속이었다. LG는 7월 19일까지만 해도 한화에 5.5경기차로 크게 뒤진 2위였다. 하지만 이후 열린 14경기에서 13승 1패로 질주하며 순위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LG의 13승 중 놀라운 점은 대부분의 승리가 7회 이후 경기 후반에 결승점 또는 역전승으로 승리를 거뒀다는 점이다. 7월 20일 롯데전에서 2대 2로 맞선 8회말 결승점을 내서 3대 2 승리를 거둔 것이 시작이었다.
22일 KIA전에서는 4대 1로 앞서가다 8회말 6실점으로 4대 7 패색이 짙었지만,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을 상대로 5득점해 9대 7 역전승을 거뒀다. 이어 23일 경기에서도 4대 0으로 앞서가다 4대 4 동점을 허용했지만 10회초 조상우를 상대로 2득점해 6대 5로 승리했다.
25일 두산전에서는 3대 4로 끌려가다 9회초 3득점해 6대 5 역전승을 거뒀고, 26일 두산전에서는 3대 3에서 8회초 1득점으로 4대 3 승리를 챙겼다. 29일 KT전에서는 초반 0대 2에서 8대 2 역전승, 31일 KT전에서는 18대 0 올시즌 최다득점 승리를 기록했다.
LG의 기세는 8월에도 이어졌다. 1일 대구 삼성전에서 초반 0대 2 열세를 딛고 4대 2 역전승, 2일 삼성전에서는 2대 2에서 9회초 1득점으로 3대 2 승리, 3일 삼성전에서는 1대 3에서 5회 3득점, 7회 2득점으로 6대 3 강우콜드 승을 거뒀다.
그리고 5일 경기에서 라이벌 두산을 상대로 또 한번 후반 역전승을 거뒀다. 최근 14경기 13승 가운데 6승이 역전승, 7승이 7회 이후 결승점을 내서 이긴 경기였다. 무서운 경기 후반 뒷심을 자랑하는 LG 타선이다.

5일 경기에서도 LG 특유의 후반 집중력이 빛났다. 경기 중반까지는 두산의 2대 1, 한 점 리드가 계속됐다. 두산 최승용이 5이닝 1실점, LG 손주영이 5이닝 2실점으로 양팀 좌완 투수들이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LG는 6회까지 매 이닝 득점 찬스를 잡으면서도 좀처럼 점수를 내지 못해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3회 2사 만루 무득점, 4회 무사 1·2루 추가득점 실패, 5회 1사 2루 무득점, 6회 무사 3루 무득점으로 한 점 열세가 유지됐다.
그러나 7회 2아웃 이후 LG 타선이 힘을 냈다. 2사후 문성주가 유격수쪽 내야안타로 출루하고, 이날 1군에 돌아온 오스틴 딘이 중전 안타로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여기서 교체된 좌완 투수 고효준을 상대로 문보경이 우익수 뒤로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날려 잠실벌을 열광으로 물들였다.
마지막 9회, 마무리 유영찬이 연속안타를 맞고 무사 1·3루 위기에 몰렸지만 대타 김기연과 강승호, 박계범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 점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LG가 승리를 거두는 동안 1위 한화 이글스는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한화는 7회까지 문동주의 호투에 힘입어 KT 위즈를 상대로 2대 0으로 리드하며 무난한 승리를 예상했다.
하지만 8회 올라온 한승혁이 솔로홈런을 맞고 1점차로 좁혀진 뒤, 연속안타를 허용하며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뒤이어 올라온 마무리 김서현도 만루에서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허용한 뒤, 몸에 맞는 볼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강백호에게 우측 펜스 상단을 맞는 3타점 적시타를 내줘 2대 5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시즌 내내 엎치락뒤치락 거듭한 선두 자리 주인이 또 한번 바뀌었다. LG의 단독 선두는 6월 14일 이후 무려 52일 만이다. LG는 62승 2무 40패 승률 0.608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한화는 59승 3무 39패 승률 0.602로 1경기차 2위가 됐다. 피튀기는 1위 경쟁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