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내 역사의 한 조각이 사라졌다."
포르투갈 축구의 전설이자 FC 포르투의 상징적인 주장으로 활약했던 조르제 코스타가 5일, 포르투 훈련장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향년 53세.
코스타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그와 함께 2004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일군 조제 무리뉴 감독이 직접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의 메시지를 전하며 추모의 뜻을 밝혔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지휘하고 있는 무리뉴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나의 역사 속 한 조각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무리뉴 감독은 “코스타는 단순한 수비수, 단순한 주장이 아니었다. 그는 쓰레기를 대신 치우고, 감독이 감독답게 일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선수였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무리뉴 감독은 특히 코스타의 리더십을 강조하며, 과거 경기 중 있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당시 팀이 전반에 0-2로 끌려가고 있었고, 무리뉴 감독은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려 했으나, 코스타가 직접 나서며 “2분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후 라커룸 문을 닫은 코스타는 선수단을 직접 독려했고, 경기는 3-2 대역전승으로 끝이 났다. 당시 코스타는 수비수임에도 불구하고 두 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무리뉴는 “그는 내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일을 처리하던 선수였다. 코스타 같은 선수를 가진다는 건 곧, 팀이 하나의 체계로서 작동하게 된다는 의미였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 말미, 무리뉴 감독은 “만약 지금 조르제가 나에게 말할 수 있다면, ‘오늘은 기자회견 잘 하고, 내일은 반드시 이기고, 그다음에 울어도 된다’고 말했을 것”이라며 고인의 유지를 되새겼다. 이어 “나는 오늘과 내일, 나에게 주어진 책임에 충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르제 코스타는 FC 포르투에서 총 383경기에 출전하며 24개의 주요 트로피를 들어올렸고, 2004년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당시에는 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국가대표로도 50경기에 출전하며 포르투갈 축구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겼으며, 2000년에는 포르투갈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퇴 후에는 인도, 튀니지, 루마니아, 프랑스 등 여러 리그에서 감독직을 수행했고, 2024년부터는 FC 포르투의 스포츠 디렉터로 복귀해 클럽 운영에 관여해왔다.
고인의 유족은 “그는 항상 팀을 먼저 생각했던 사람이며, 축구에 대한 열정이 끝까지 식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례식은 포르투 구단 주관으로 비공개로 치러질 예정이다.
조르제 코스타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축구계에 큰 충격을 안겼지만, 조세 무리뉴 감독의 진심 어린 추모는 그가 남긴 위대한 리더십과 인격을 다시금 조명하게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