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일본 제107회 전국고등학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에 출전 중인 고료고등학교(히로시마) 야구부의 폭력사건이 SNS를 통해 뒤늦게 알려지며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학교 측은 사전에 처분을 완료했다며 대회 출전을 강행하고 있지만, 과거 비슷한 물의를 빚었던 다른 학교들의 사례를 들어 출전을 포기해야 한다는 비판 여론이 만만찮다.
일본고등학교야구연맹은 5일 고료고에 대해 엄중경고 조치를 취했다고 발표했다. 대회 개막 전 SNS에서 폭력사건 관련 게시물이 확산되며 파문을 일으킨 데 따른 것이다. 연맹은 “학생 야구 헌장에 따른 ‘주의·엄중 주의 및 처분 신청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주의·엄중 주의는 원칙적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규정되어 있다”면서 “이 사건은 일본 고등학교 야구 연맹에서 3월에 심의해 경식 야구부에 엄중 경고 조치를 내린 사례”라고 설명했다.
도쿄 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폭력 행위는 올해 1월 말에 발생했다. 당시 1학년 부원이 여러 2학년 부원들로부터 집단 폭력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이후 전학을 간 것으로 전해진다.

학교 측은 여러 언론사에 “폭력 사건이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이미 처분이 완료되었다고 밝혔다.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진행하고 연맹에 보고한 후 3월에 ‘엄중 경고’ 처분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이로 인해 출전에 문제가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는 것이다.
그러나 SNS 상에서는 '왜 출전을 포기하지 않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05년 메이토쿠 기주쿠 고등학교(고치)의 출전 포기 사례와 비교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메이토쿠 기주쿠는 고시엔 출전이 결정된 후 선수들의 부정행위(흡연·폭력 행위)가 드러나 대회 직전에 출전을 포기했다. 마부치 시로 감독이 책임을 지고 사임했으며, 연맹으로부터 1년간의 징계 처분을 받는 사태가 발생했다.
하지만 메이토쿠 기주쿠의 경우 연맹에 사건 보고가 되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번 고료고의 경우 보고와 처분이 완료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전에 보고되었고 처분이 완료되었는지 여부”가 출전 판단의 가늠좌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고시엔 무대를 뒤흔든 '학폭' 논란이 어떤 결론으로 마무리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