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실=스포츠춘추]
믿는 도끼에 발등을 제대로 찍혔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긴 이닝을 끌어주리라' 믿었던 투수 엄상백이 1이닝 동안 6실점하고 조기강판했다.
엄상백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1회 3실점, 2회 3실점하며 고개를 숙였다. 사사구는 3개나 내줬다.
이날 경기는 중요한 일전이었다. 2위 한화가 1위 LG를 2경기 차로 추격하고 있어, 이날 승리하면 경기 승차를 '1'로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근 한화 불펜진의 난조로 역전패가 많아져, 선발 엄상백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며 한화 불펜 소모를 최소화 할 특명을 부여받았다.
경기 전 김경문 한화 감독도 "엄상백이 긴 이닝을 소화해주면 좋겠다"며 기대했지만, 희망이 1이닝 만에 산산조각 났다.
엄상백은 1사 2루에서 오스틴 딘에 좌중월 2점 홈런을 내준 뒤, 2사 2루에서 오지환에 좌전 적시타를 헌납하고 추가 실점했다.
2회엔 선두타자 박해민에 중전 안타, 신민재에 볼넷을 내주고 무사 1,2루에서 문성주에 우전 적시 2타점 2루타를 얻어 맞았다. 한화는 곧바로 엄상백을 내리고 조동욱을 올렸지만, 조동욱이 문보경에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하며 엄상백의 승계주자인 문성주를 불러들여 실점이 6으로 늘어났다.
1이닝 동안 총 59구나 던진 엄상백은 속구(29구)와 체인지업(20구)를 중심으로 커브(6구), 커터(4구)를 섞었다. 속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0km였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공이 스트라이크 존 한가운데로 몰리며 난타 당했다.
엄상백은 한화가 큰 돈을 투자해 올 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로 데려온 선발 투수다. 한화는 엄상백과 4년 최대 78억원에 계약했는데, 현재까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을 봉여주고 있다. 시즌 내내 부진했던 엄상백의 평균자책점도 6점대에서 이날 대량 실점으로 7.42까지 치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