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스포츠춘추]

베냐민 셰슈코가 올드 트래퍼드에 발을 디딘 순간, 라스무스 호일룬의 미래는 더욱 불투명해졌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1312억원을 들여 슬로베니아 스트라이커를 영입하면서, 기존 주전 센터포워드의 입지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AC 밀란이 호일룬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맨유는 3000만 파운드(약 534억원) 이상이면 매각을 고려할 의향이라고 전했다. 2년 전 아탈란타에서 데려올 때 지불한 7200만 파운드의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밀란 측은 초기에는 임대를 선호한다고 알려졌다.

호일룬의 맨유 행보는 처음부터 순탄치 않았다. 에릭 텐 하흐 전 감독 시절 영입된 덴마크 국가대표는 2시즌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14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에는 아모림 감독 부임 이후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일이 잦았고, 피오렌티나와의 프리시즌 친선경기에서도 벤치를 지켰다.

셰슈코와의 비교는 더욱 가혹하다. 195cm 장신인 셰슈코는 공중볼 경합에서 57.4% 성공률을 기록하며 분데스리가 스트라이커 중 1위를 차지했다. 이는 호일룬이 191cm 키에도 불구하고 보여준 허약한 공중볼 경합력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이다.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더 중요한 건 전술적 적합성이다. 아모림 감독의 3-4-2-1 시스템에서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단순히 골만 넣으면 되는 게 아니다. 압박에 맞서는 볼 키핑, 채널 플레이를 통한 공간 창조, 때로는 미드필드까지 내려와 연결하는 다재다능함이 필요하다.

셰슈코는 라이프치히에서 이미 이런 역할을 소화한 경험이 있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지난 시즌 그는 기존의 박스 스트라이커에서 벗어나 더 깊숙이 내려와 빌드업을 도왔다. 상대 페널티 박스 내에서의 볼 터치가 전 시즌 17%에서 9.7%로 줄어든 대신, 중원과 측면에서의 활동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이번 영입에서 크리스토퍼 비벨 영입 디렉터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비벨은 2018년 잘츠부르크 시절 16세 셰슈코를 발굴한 장본인이다. 당시 맨유도 셰슈코에 관심을 보였지만 비벨과 함께한 잘츠부르크를 택했고, 4년 뒤에도 비벨이 있던 라이프치히를 선택했다. 디 애슬레틱은 맨유가 셰슈코 영입을 위해 7년간 축적한 스카우팅 데이터를 활용했으며, 비벨의 개인적 확신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라스무스 호일룬이 맨유에서 쫓겨날 위기다(사진=라스무스 호일룬 SNS)

제이슨 윌콕스 맨유 축구 디렉터는 "베냐민은 전광석화 같은 스피드와 수비수들을 물리적으로 압도하는 능력을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조합의 소유자"라며 "루벤과 우리의 뛰어난 퍼포먼스 팀의 지도 아래에서 베냐민은 자신의 월드클래스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는 완벽한 환경에 합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아모림 감독 역시 셰슈코에 대해 "그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췄다. 모든 정보를 종합해보면, 우리가 그의 훈련을 제지해야 할 정도로 열정적이다. 게으름과는 정반대다!"라고 맨유 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반면 호일룬은 최근 자신의 거취에 대해 "맨유에 남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현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맨유는 마테우스 쿠냐(1113억원), 브라이언 음뵈모(1264억원)에 이어 셰슈코까지 영입하며 공격진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했다.

이번 여름 맨유는 공격진에만 2700억원 넘게 투자했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악인 44골에 그친 득점력 개선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짐 래트클리프 회장이 "지금 아니면 안 된다"는 절박함으로 단행한 대규모 투자 앞에서, 호일룬 같은 기존 선수들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셰슈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역사는 분명 특별하지만, 정말 나를 흥분시키는 건 미래다"라며 "이 팀이 계속 성장하고 곧 다시 큰 트로피를 놓고 경쟁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다는 게 분명했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프리미어리그 15위라는 참담한 성적 앞에서 맨유는 더 이상 실험할 여유가 없다. 2억 파운드가 넘는 투자의 성패가 달린 이번 시즌, 과연 새로운 공격진이 맨유 부활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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