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주승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왼쪽부터) 키움 히어로즈 투수 안우진, 주승우. (사진=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춘추]

불과 나흘 만이다. 팀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선발과 마무리투수가 연이어 수술대에 올랐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의 장기 구상이 한순간에 물거품됐다.

키움은 11일 마무리 투수 주승우(25)의 시즌 아웃 소식을 전했다. 주승우는 지난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과의 홈경기 9회초 등판 도중 오른쪽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꼈고, 다음날 정밀검진 결과 팔꿈치 재건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미 수술 일정(22일)까지 확정됐다.

그보다 나흘 전인 7일에는 곧 사회복무요원 소집 해제가 예정된 선발 에이스 안우진(26)이 우측 어깨 오훼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 2일 구단 자체 청백전에서 등판한 뒤 추가 훈련 중 넘어지면서 어깨 부상을 당했다.

두 선수 모두 재활 기간이 약 1년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2026시즌 전반기 복귀는 불가능하다. 안우진의 군 복무 종료 시점에 맞춰 2026년부터 ‘정상 도전’을 계획했던 키움의 로드맵이 시작도 전에 좌초된 셈이다.

키움은 2023시즌 도중 주축 외야수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안우진이 나란히 부상으로 이탈하자 시즌을 조기 포기했다. 이후 주축 선수와 상대팀 유망주를 맞바꾸는 과감한 트레이드, 신인 지명권 확보를 통해 2026년을 대권 도전 원년으로 삼았다. 모아둔 지명권으로 영입한 신인들이 성장한 뒤, 제대한 안우진과 함께 정상권 성적에 도전하겠다는 시나리오였다.

올해 주축 내야수 송성문과 6년 120억 원 다년계약을 체결하며 리그 최하위 3연패 탈출을 노렸지만, 예상치 못한 ‘투수진 공백’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공교롭게도 안우진과 주승우는 모두 키움의 1차 지명 선수다. 휘문고를 졸업한 뒤 201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성균관대 출신으로 202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각각 1차 지명된 이들은 2026시즌 마운드의 앞뒤를 책임질 ‘영웅군단의 쌍두마차’였다. 그러나 큰 부상으로 나란히 이탈하며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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