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대전]
한화 이글스 좌완 김기중이 임시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구멍 난 5선발 자리를 메우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젊은 좌완에게는 절호의 기회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대체 선발로) 김기중에게 기회를 주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기중에게 선발 기회가 돌아온 건 FA 엄상백 부진의 나비효과다. 지난해까지 KT 위즈 국내 에이스로 활약한 엄상백은 올 시즌을 앞두고 FA로 한화에 이적했다. 4년 총액 78억원의 거액 계약을 맺고 이적했지만 19경기 1승 7패 평균자책 7.42에 그치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결국 한화는 엄상백 대신 2년차 좌완 황준서에게 선발을 맡겼다. 엄상백은 선발에서 내려와 롱릴리프로 자리를 이동했다. 황준서는 전반기 대체선발로 등판한 6경기에서 평균자책 3.38로 나쁘지 않았지만, 후반기 들어 3.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면서 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9일 잠실 LG전 선발 빈 자리에 다시 엄상백을 기용했지만, 엄상백은 1이닝 6실점으로 채 2회도 못 버티고 무너졌다. 지난해와 비교해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진 가운데, 구단에 MRI 촬영을 직접 요청하면서 몸 상태에 대한 불안감을 노출했다. 엄상백은 10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다시 새 선발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한화는 퓨처스리그에서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해온 김기중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까지 1군에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활약한 김기중은 올해 주로 퓨처스에서 등판하며 12경기 0패 47이닝 평균자책 4.60, 47이닝 동안 49탈삼진을 기록했다. 1군에선 3경기만 등판해 8.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김 감독은 김기중에 대해 "기중이가 그동안 많이 기다리고 노력했다. 기회를 주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면서 기대감을 드러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긴 듯했다.
한편 이날 한화는 코디 폰세를 선발로 기용한다. 롯데 알렉 감보아와 외국인 에이스 선발 대결이 펼쳐진다. 감보아에 관해 김 감독은 "상대 감독으로서 보면 공략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그래도 선수들이 어려움 속에서 잘 해주고 있다"면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하고 저쪽도 중요하다. 에이스를 이겨야 강팀이 되는 거니까 첫 경기를 선수들이 잘 풀 거라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손아섭(지명타자)-루이스 리베라토(중견수)-문현빈(좌익수)-노시환(3루수)-채은성(1루수)-이진영(우익수)-안치홍(2루수)-최재훈(포수)-심우준(유격수)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으로 경기에 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