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롯데 자이언츠 타선의 극심한 침체가 바닥을 뚫다 못해 지구 내핵까지 내려갈 기세다. 이틀 연속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에게 무득점으로 완패하며 최근 4경기에서 단 1득점만 올리는 빈공이 계속됐다.
롯데는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와 시즌 12차전에서 새 외국인 투수 빈스 벨라스케즈가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지고, 타선이 4안타 무득점에 그치면서 0대 6으로 완패했다. 5연패 수렁에 빠진 롯데는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무득점으로 패하면서 전광판을 베이글과 도넛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전날 리그 최강 에이스 코디 폰세에게 무득점으로 묶인 롯데는 이날 역시 한화의 외국인 투 펀치 라이언 와이스를 넘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건 아니다. 안타는 4개에 그쳤지만 볼넷 6개와 사구 1개로 출루 기회는 충분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찬스 때마다 타자들의 방망이가 번번이 허공을 갈랐다. 이날 롯데가 당한 삼진만 14개에 달했다.

삼진의 악순환은 1회부터 시작됐다. 리드오프로 출전한 한태양이 볼넷으로 출루했지만 고승민과 윤동희가 연속 삼진을 당했다. 빅터 레이예스마저 2루 땅볼로 물러나며 초반 선취점 기회를 놓쳤다. 2회는 삼자범퇴로 물러났고, 벨라스케즈가 2회말 5실점하며 크게 뒤진 3회초 공격에서도 두 타자가 연속 삼진당하며 순식간에 2아웃. 2사후 볼넷이 나왔지만 점수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4회 대량득점 찬스에서도 삼진으로 기회를 날렸다. 윤동희와 레이예스가 연속 볼넷으로 무사 1, 2루 상황을 만들었지만, 유강남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노진혁이 우익수 뜬공에 그쳤다. 여기서 손호영마저 삼진을 당하며 어렵게 잡은 기회가 물거품이 됐다.
5회에도 같은 패턴이 이어졌다. 선두타자 전민재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득점권을 잡았지만, 황성빈이 2루 땅볼로 아웃된 후 한태양과 고승민이 연속 삼진을 당했다. 6회 1사 1루에서 유강남의 병살타로 이닝이 종료되면서 와이스는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11탈삼진으로 이날의 피칭을 마감했다.
롯데 입장에서 이날 가장 아쉬운 공격은 7회였다. 바뀐 투수 주현상을 상대로 1사 후 김민성이 2루타를 날렸고, 전민재도 우전안타를 연결해 1, 3루 상황을 만들었다. 이날 경기에서 롯데 주자가 홈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순간이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후속타가 나오지 않았다. 바뀐 투수 조동욱을 상대로 황성빈이 허무하게 3구 삼진을 당했고, 한태양도 바뀐 투수 박상원을 상대로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결정적 순간에 또다시 무기력하게 물러난 롯데였다.
8회엔 2사 후 레이예스가 안타를 쳤지만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고, 9회에는 2사 후 사구와 볼넷으로 1, 2루 찬스를 잡았지만 한태양이 삼진을 당하며 경기가 종료됐다. 0대 6 패배. 산발 4안타에 그친 롯데는 전민재가 2안타, 레이예스와 김민성이 각각 1안타를 때렸지만 점수와는 무관했다.

롯데는 8일 SSG전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최근 4경기에서 단 1득점에 그쳤다. 이번 대전 원정 2경기에선 18이닝 연속 무득점. 최근 4경기 중 3경기 무득점 패배에 8월 들어 치른 10경기 중 절반인 5경기가 무득점 패배일 정도로 타격 침체가 심각하다.
7월까지만 해도 리그 최고 수준의 컨택 야구로 상대를 괴롭혔던 롯데 타선이 8월 들어 완전히 맥을 못 추고 있다. 이날 패배로 롯데와 2위 한화의 승차는 6.5경기까지 벌어졌고, 반대로 4위 SSG와 승차는 1.5경기차로 줄어들었다. 승승장구하던 롯데의 가을야구 가는 길에 최대 위기가 찾아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