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춘추]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33)가 포수 김건희와의 완벽한 배터리 호흡을 앞세워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이날 승리로 시즌 5승째(2패)를 기록한 알칸타라는 평균자책점 3.84를 유지하며 키움 마운드의 중심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알칸타라는 2019시즌 KT 위즈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뒤, 2020시즌 두산 베어스로 이적해 20승을 수확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를 거쳐 다시 두산으로 복귀해 두 시즌을 소화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시즌 도중 팀을 떠났다.
그는 지난달 19일, 키움이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방출한 뒤 대체 선수로 영입되며 다시 KBO 무대를 밟았다. 풍부한 리그 경험을 바탕으로 빠르게 적응 중인 알칸타라는 현재 키움이 후반기 반등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기대를 걸고 있는 핵심 자원이다.
1일 롯데전 이후 오랜만에 선발승을 따낸 알칸타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 기분이 좋다”며 “경기 전부터 김건희 포수와 충분한 의사소통을 통해 경기 플랜을 세웠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 운영에서는 포수 김건희와의 역할 분담이 돋보였다. 알칸타라는 “한쪽이 주도하는 게 아니라, 서로 책임을 나누며 경기를 풀어가는 것이 오히려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며 “김건희 선수가 사인을 주면 그대로 믿고 빠르게 템포를 유지하는 스타일인데, 그런 호흡이 오늘 경기에 잘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알칸타라는 1회, 2회, 4회, 7회 등 총 네 차례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그는 “사인을 받고 고개를 흔드는 일 없이 곧바로 투구에 들어가는 리듬이 잘 맞았고, 무엇보다 제구가 잘 됐다”며 “원하는 로케이션에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이 성공 요인이었다”고 자평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SSG 랜더스를 상대한 소감에 대해서는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려놓고 홈으로 돌아갈 수 있어 기쁘다”며 “남은 두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어가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키움은 이날 승리로 지난 12일 패배를 설욕하며 이번 주중 시리즈를 1승1패로 마무 리했다.
하위권에 머무르고 있는 팀 상황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알칸타라는 “책임감을 느끼는 건 사실이지만, 마운드에 오르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한다”며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실점을 최소화한다면, 팀의 승리 확률도 높아질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의 수훈 선수로는 마무리 투수 조영건을 지목했다. 그는 “오늘 인생 첫 세이브를 기록하며 경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조영건 선수를 MVP로 뽑고 싶다”고 덧붙였다.
알칸타라의 안정적인 피칭과 조영건의 완벽한 마무리에 힘입은 키움은 값진 1승을 챙기며 중요한 시점에서 팀 분위기를 다잡았다. 시즌 후반기, 알칸타라가 키움 마운드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