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수영선수에서 스포츠 행정가로 변신에 성공한 임상아 국제스포츠전략위원회(ISF) 사무총장이 또 다른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ISF는 임 사무총장이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영연맹(World Aquatics) 공정위원회(Aquatics Integrity Unit, AQIU) 조사위원으로 선임됐다고 18일 발표했다. 임기는 4년이다.
세계수영연맹은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가장 많은 메달(총 55개)이 걸린 수영 종목을 관할하는 국제연맹이다. 공정위원회는 도핑, 승부조작, 성희롱 등 수영계의 각종 비리와 윤리 위반 사항을 조사하고 처분하는 독립기구로, 전 세계 수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보장하는 핵심 역할을 담당한다.
이번 선임은 선수에서 행정가로 이어진 20여 년 여정의 결실이다. 임 사무총장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수영을 시작해 2004년 국가대표 상비군까지 올랐다. 하지만 연세대학교 3학년 재학 중 은퇴를 결정하며 새로운 길을 모색했다.
선수 시절부터 학업과 운동을 병행했던 경험이 전환점이 됐다. 2020년 스포츠춘추 인터뷰에서 임 사무총장은 "일찍부터 학업과 운동을 병행한 게 신의 한 수였다"며 "발로 뛰어 경험한 현장이 책상에 앉아 쌓는 스펙보다 중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13년 ISF 인턴으로 스포츠 행정가의 첫발을 뗀 임 사무총장은 11년 만에 사무총장까지 올라섰다. 대한수영연맹 국제부위원장, 대한체육회 성평등위원, 건국대학교 겸임교수, 스포츠윤리센터 인권감시관 등을 역임하며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키웠다.
임 사무총장의 차별화된 강점은 풍부한 국제대회 경험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2019년 광주 세계수영선수권대회,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2024년 파리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대회 현장에서 실무를 담당했다. IOC 선수 경력 전환 프로그램과 국제 스포츠 혁신 프로젝트 기획·운영도 맡았다.
"국제스포츠 행사를 준비하고 마무리했을 때의 쾌감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했던 임 사무총장의 말처럼,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가 이번 선임의 밑바탕이 됐다. 특히 선수 출신으로서 현장의 목소리를 이해하면서도 행정가로서 객관적 판단이 가능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수영 종목의 청정성 확보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에서 임 사무총장의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임 사무총장은 "선수 경험과 행정·윤리 전문성을 바탕으로 세계 수영계의 공정성과 신뢰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임 사무총장의 성공 스토리는 은퇴 후 진로를 고민하는 체육인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세상에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만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운동선수의 경험을 살려 할 수 있는 일이 아주 많다"고 강조했던 그의 철학이 현실로 증명됐다.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아쉬움을 국제무대에서의 새로운 도전으로 승화시킨 임 사무총장. 한국인 최초로 세계수영연맹 공정위원회 조사위원에 선임된 그의 활약이 한국 스포츠계의 국제적 위상 제고에 기여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