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후반기 8승 1무 13패, 승률 0.381.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달성했던 KIA 타이거즈가 2025시즌 후반기 들어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IA는 후반기 시작 이후 현재까지 리그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시작된 후반기 레이스에서, 전반기를 4위로 마치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는 듯했지만, 8월 18일 기준으로는 5위권 경쟁조차 위태로워진 상황이다.
전반기만 해도 KIA는 팀 평균자책점 4.25로 리그 5위에 오르며 나름대로 마운드를 안정적으로 운영했다. 그러나 세부 지표를 들여다보면 불안 요소는 분명 존재했다. 가장 큰 문제는 불펜. 전반기 구원진 평균자책점이 4.95로 리그 9위에 머물렀고, 이는 후반기에 접어들며 더욱 악화됐다.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KIA 불펜은 평균자책점 8.64라는 최악의 기록을 남겼고, 이 기간 치른 7경기 중 5경기가 불펜의 붕괴로 인해 패배로 이어졌다.
KIA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레이드라는 강수를 뒀다. 트레이드 마감일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주축 외야수 최원준을 포함해 이우성, 홍종표를 내주고, NC 다이노스로부터 불펜 자원인 김시훈과 한재승을 영입했다. 불펜 강화를 위한 과감한 선택이었다. 트레이드 효과는 어느 정도 있었다. 이후인 7월 29일부터 8월 18일까지 KIA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4.08로 개선되며 리그 6위 수준까지 회복됐다. 그러나 팀 성적은 7승 1무 7패에 그치며, 기대했던 반등에는 실패했다. 전반적인 팀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한 것이다.
KIA의 부진 원인에 대해 이동현 SPOTV 해설위원은 '흔들리는 마운드'를 핵심으로 꼽았다. 이동현 위원은 18일 스포츠춘추와의 통화에서 "제임스 네일 등 선발진이 어느 정도 버텨주고 있지만, 불펜에 과부하가 걸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상우는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정해영은 시즌 내내 쉼 없이 던지며 구속이 급격히 떨어졌다. 전상현도 피로 누적이 감지된다"며, 전반적인 마운드의 피로 누적이 부진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조상우는 평균자책점 4.80뿐 아니라, 진루 허용률이 72.22%에 이르러 필승조로 보기 어려운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한때 150km 초반의 구속을 자랑하던 정해영 역시 최근에는 구속이 140km 수준으로 떨어졌고, 결국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동현 위원은 "열흘 정도 쉰다고 해서 구속이 확실히 회복된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시간에 기대를 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후반기 KIA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4.25로 리그 6위에 해당한다. 이는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와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LG는 선발진 평균자책점 2.64로 리그 최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임찬규와 요니 치리노스는 벌써 10승을 기록했고, 손주영과 송승기 역시 9승을 올리며 두 자릿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 후반기 기준 LG는 25경기 중 15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지만, KIA는 22경기 중 7차례에 그쳤다. 이동현 해설위원은 “LG는 선발진이 긴 이닝을 소화해 불펜 부담을 줄였고, 타선까지 폭발하며 투타 밸런스가 완벽히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챔피언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다. 전반기 중반 한때 치고오르는 저력을 보였으나, 점점 빛을 잃고 있다. 시즌 중반 트레이드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전체 전력의 균형을 회복하기엔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이다. KIA는 후반기 남은 경기 동안 마운드의 피로 누적을 해결하고, 타선의 활력을 되살리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디펜딩 챔피언이라는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지금이 반등을 위한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