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수원]
“조금 관리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요?”
KT 위즈의 강력한 신인왕-MVP 후보 안현민이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KT는 1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안현민을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배치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은 허경민(3루)-김민혁(좌익수)-안현민(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황재균(1루수)-장성우(포수)-김상수(2루수)-장준원(유격수)-앤드류 스티븐슨(중견수)으로 구성됐다. 선발투수는 오원석이 등판한다.
안현민은 지난 15일 고척 키움전에서 8회말 수비 과정에서 갑작스럽게 쓰러져 구급차에 실려가며 모두를 놀라게 했다.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안현민은 1사 1루 상황에서 루벤 카디네스의 우전 안타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빠른 속도로 타구를 쫓다가 몸의 균형을 잃고 넘어졌다.
종아리를 붙잡고 쓰러진 안현민은 스스로 일어나지 못했고, 고통스러운 얼굴로 더그아웃에 신호를 보냈다. 이를 본 KT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급히 달려왔고, 상태를 확인한 뒤 결국 들것에 실려 그라운드로 진입한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음날 KT는 안현민의 MRI 검진 결과를 발표했다. 검진 결과 “양측 비복근 내측 부위에 미세 피로골절이 관찰됐고, 현재 근육이 뭉치며 늘어난 상태”라는 소견이 나왔다. 이후 안현민은 16일, 17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고 휴식을 취했다. 경기가 없는 18일까지 사흘간 휴식을 취한 뒤 이날 라인업에 돌아온 것이다.
이날 SSG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이강철 감독은 안현민의 부상 당시에 관해 “그때는 나 스스로도 ‘아, 다 끝났구나’ 생각했었다”며서 쓴웃음을 지었다. 이어 “검진 결과는 뭉침 증세라고 해서 다행이다. 본인 말로는 타격, 수비 다 된다고 하는데, 몸 상태를 보면서 후반에는 필요하면 교체를 해줄 수가 있어 일단 라인업에 먼저 넣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직 100% 완벽한 몸상태는 아니라고 봐야 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피로가 누적되면서 뭉침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심하기는 이르다. 이 감독도 “조금 관리를 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 안현민을 후반 교체나 지명타자 등으로 적절히 휴식을 부여할 의중을 드러냈다.
한편 이날 KT 라인업에서 외국인 타자 스티븐슨을 9번에 배치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스티븐슨은 멜 로하스의 대체 외국인 타자로 합류한 뒤 9경기에서 모두 1번 타자로 출전해왔는데 이날 9번으로 8계단이나 강등됐다. 시즌 타율 0.231, 출루율 0.268로 다소 기대에 못 미치는 기록을 보이고 있어 타순 조정이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이 감독은 “스티븐슨이 타석에서 좀 빠르게 타격하는 스타일이다. 눈에 보이면 치는 스타일이라, 차라리 앞의 타자들이 상대 투수에게 공 던지는 걸 좀 보고 치는 게 어떨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1번 타자로 나가는데 초구부터 쳐버리니까 그렇게 해서 아웃되면 허무하지 않나. 상위타선으로 이어지는 찬스다 싶을 때 초구부터 치고 죽으니까, 오늘은 뒤에 한번 배치해 봤다”고 설명했다.
스티븐슨 본인의 적응을 도우려는 면도 있다. 이 감독은 “(리그에) 새로 왔으니까 아무래도 스티븐슨에게는 처음 보는 투수다. 투수의 공을 볼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하다. 차라리 1, 2이닝이라도 좀 더 공을 보면 낫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