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좌완 헤이수스(사진=KT)
KT 좌완 헤이수스(사진=KT)

 

[스포츠춘추=잠실]

두산 베어스의 물 오른 화력을 당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KT 위즈의 외국인 좌완 엔마뉴엘 데 헤이수스가 올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헤이수스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등판해 5.2이닝 동안 11피안타 2볼넷 5탈삼진 8실점을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8실점은 헤이수스의 올 시즌 최다실점이자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다.

헤이수스에게도 팀에도 중요한 등판이었다. 홈에서 2연패를 당하고 온 KT는 주말 두산 3연전에 헤이수스, 패트릭 머피, 소형준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읖 앞세워 연패 탈출과 승수 쌓기를 노렸다. 첫 경기에 등판하는 헤이수스가 첫 테이프를 잘 끊어줄 필요가 있었다.

최근 7연승으로 분위기가 최절정인 두산 상대라 이강철 감독도 시리즈 전부터 “쉽지 않은 상대”라고 경계심을 보였지만, 지난 두산전 2경기 모두 6이닝 3실점 이하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한 헤이수스에게 기대를 걸었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KT 위즈는 1회초 공격에서 김민혁의 선두타자 볼넷과 앤드류 스티븐슨-안현민의 연속 안타로 선취점을 올렸고, 1사후 김상수의 희생플라이로 2대 0의 리드를 잡았다. 헤이수스도 1회를 실점 없이 잘 막으면서 연패 탈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2회에 갑자기 무너졌다. 선두타자 신인 박준순이 3유간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해 세이프 내야안타를 기록한 게 시작. 이어 안재석의 초구공략 안타로 1, 2루가 됐다. 헤이수스는 김민석의 적시타와 정수빈에게 번트안타를 허용해 순식간에 2대 2 동점을 허용했다.

이유찬의 볼넷으로 만루가 된 상황에서 제이크 케이브의 타구가 중견수 쪽으로 높이 떠올랐다. 그런데 여기서 중견수 앤드류 스티븐슨이 팔을 내저으며 공이 보이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였다. 잠실 원정이 처음인 스티븐슨에겐 잠실 특유의 조명에 공이 사라지는 현상도 처음이었다. 뒤늦게 다이빙해봤지만 글러브와 공의 거리가 멀었고, 주자 3명이 전부 홈을 밟으면서 순식간에 2대 5로 점수가 뒤집혔다. 

KT 타선도 가만히 있지만은 않았다. 3회초 바로 1점을 만회한 뒤 5회초 공격에서 황재균의 개인 통산 9번째 만루홈런으로 7대 5로 다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헤이수스는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선두타자 강승호에게 초구에 우월 홈런을 얻어맞아 7대 6 한 점차가 됐다. 이어 케이브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4구 연속 볼을 던져 1루를 허용했고, 양의지의 3루 쪽 빗맞은 땅볼이 내야안타가 되는 불운도 따랐다. 김상수의 좋은 수비로 간신히 아웃 하나를 잡았지만, 안재석 상대로 던진 초구가 다시 우익수앞 적시타로 이어져 7대 7 동점을 허용했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헤이수스는 역전까지 허용했다. 1사후 이유찬의 1루 쪽 땅볼이 내야안타가 됐고, 보크로 2루를 내줬다. 강승호를 내야뜬공으로 잡고 2아웃을 만들었지만 케이브 상대로 다시 좌전 적시타를 허용해 7대 8 역전을 당했다. 결국 손동현과 교체되면서 헤이수스의 이날 투구도 끝났다.

헤이수스는 이날 총 투구수 103구 가운데 72구가 스트라이크로 초구 2구부터 존 안에 집어넣는 공격적인 투구를 펼쳤다.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으며 긴 이닝을 던지는 헤이수스 특유의 피칭 스타일이지만, 한창 물오른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를 이겨내지 못했다. 이날 헤이수스의 11피안타 가운데 5안타가 초구에 얻어맞은 안타였고 3안타는 2구째에 얻어맞은 안타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승부가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8실점은 헤이수스의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실점이다. 종전에는 7월 1일 키움전과 7월 31일 LG전에서 허용한 7실점이 최다였다. 또 지난해까지 포함하면 9월 4일 NC전에서 기록했던 8실점 이후 개인 한 경기 최다실점 타이 기록이다. 

헤이수스는 7월 이후 등판한 9경기 중 3경기에서 7실점 이상을 기록하고, 4경기에서 5실점 이상을 내주는 등 부진이 길어지고 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내려간 경기도 두 차례나 된다. 이날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왔지만 8점을 내주면서 긴 이닝을 버틴 의미가 없어졌다. 헤이수스의 평균자책은 4.20까지 치솟았다.

경기는 8회 현재 두산이 8대 7로 앞선 가운데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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