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윤석원, 오석주, 조영건. (사진=키움 히어로즈)
(왼쪽부터) 윤석원, 오석주, 조영건. (사진=키움 히어로즈)

[스포츠춘추]

‘길고 긴 어두운 밤 끝에 언젠가는 새벽이 온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에는 새로운 희망이 보인다. 평균 나이 25세의 젊은 필승조 트리오가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좌완 윤석원(22), 우완 오석주(27), 우완 조영건(26)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키움의 불펜 운영은 ‘윤석원-오석주-조영건’으로 이어지는 구도가 핵심이다. 베테랑 사이드암 투수 원종현(38)이 가끔 가세하기도 하지만, 팀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젊은 세 명이다.

윤석원은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60, 1패 4홀드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일 삼성전에서는 6회말 2사 1, 3루 위기에서 등판해 상대 중심타선인 구자욱, 디아즈, 김영웅을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1.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근 3경기 연속 홀드에 성공했고, 8월 이후 평균자책점은 2.60으로 더욱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시즌 전 체중과 근육량을 늘려 구속을 끌어올린 점도 호투로 이어지고 있다.

2023시즌을 앞두고 LG 트윈스에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합류한 오석주는 더욱 눈에 띈다. 최근 10경기에서 13이닝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며 평균자책점 0을 기록 중이다. 전반기까지 합치면 13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투구 리듬을 정리하며 안정감을 되찾았고, 구속도 소폭 상승했다. 특히 구단이 운영하는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꾸준히 활용하며 멘털 관리에 힘썼다. 매일 아침 종이책을 읽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도 자리를 잡아 생활 전반에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었다.

마무리 보직은 조영건이 맡고 있다. 주승우의 부상 공백을 대신해 9회 마운드에 오르고 있는 그는 최근 10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86, 1승 1패 1홀드 5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삼성전 9회 1사 1루 상황에서 김재성과 윤정빈을 삼구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조영건의 최근 상승세를 증명한다. 스트라이크 존 가장자리를 집요하게 공략하는 피칭이 효과를 냈다.

3일 대구 삼성전에서 키움 마무리 조영건의 투구 내용. (사진=네이버 문자 중계 갈무리)
3일 대구 삼성전에서 키움 마무리 조영건의 투구 내용. (사진=네이버 문자 중계 갈무리)

세 선수의 평균 나이는 25세에 불과하다는 점이 무엇보다 고무적이다. 오석주와 조영건은 군 복무를 마치며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는 기반까지 마련했다.

미필인 윤석원은 최근 상무 야구단에 최종 합격했으나 입단 여부를 보류 중이다. 허승필 키움 단장은 3일 스포츠춘추와 통화에서 “윤석원의 상무 입대 보류에 대해 구단과 논의한 건 없다”고 밝혔다. 2022 KBO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전체 36순위로 버건디 유니폼을 입은 윤석원 스스로가 군 입대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는 것인데, 프로 데뷔 4년 차인 이제서야 1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기 시작한 만큼 신중에 또 신중을 기할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원-오석주-조영건으로 이어지는 젊은 필승조는 이미 키움 마운드의 새로운 힘이 되고 있다. 이들이 지금처럼만 꾸준히 성장한다면, 영웅군단이 다시 가을야구 '단골 손님'이 될 수 있는 기반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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