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거포 오스틴. (사진=LG 트윈스)
LG 거포 오스틴. (사진=LG 트윈스)

[잠실=스포츠춘추]

LG 오스틴 딘이 방망이를 공중으로 높게 던지는 ‘빠던’을 선보였다. 한국 야구의 문화적 특징 상 ‘빠던’에 관대하지만, 정도의 차이에는 예민할 수 있다.

‘배트 플립(Bat Flip)’을 한국식으로 줄여 부르는 ‘빠던’은 야구에서 타자가 공을 친 뒤 방망이를 던지는 행위를 말한다. 오스틴은 13일 잠실 KIA전에서 0-1로 뒤지던 3회 2사 1루에서 KIA 선발 이의리를 상대로 역전 투런포를 터트렸다. 구속 147.1km 패스트볼을 통타해 비거리 123.5m짜리 홈런포를 작렬했다.

쫓아가던 경기를 뒤집는 투런포를 터트린 오스틴은 담장 너머로 날아가는 타구를 바라본 뒤 1루로 걸어나가며 LG 더그아웃 방면 하늘 위로 방망이를 있는 힘껏 향해 던졌다. 하늘 높이 올라간 방망이는 몇 초 뒤 땅에 떨어졌다. 상대 입장에선 기분이 나쁠 수 있는 ‘빠던’으로, KIA에서도 “정도가 좀 심한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이후 KIA가 다시 역전하며 오스틴의 '빠던'도 묻혔다. 

오스틴이 홈런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LG트윈스
오스틴이 홈런을 터트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LG트윈스

‘빠던’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수 등 상대를 도발하는 행위로 간주해 자제하는 게 불문율로 여겨진다. 반면 한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세리머니로 받아들여진다. 그래도 지나치면 그냥 넘어가진 않는다.

지난 4월에도 두산 양석환이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을 터트린 뒤 다리를 벌린 자세에서 두산 더그아웃으로 방망이를 던지고 걸어나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쩍벌 빠던‘이라 불리며 논쟁이 벌어졌다. 당시 두산 주장 양의지가 롯데 주장 전준우에 연락해 양해를 구하며 일단락됐다.

오스틴이 홈런을 터트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 LG트윈스
오스틴이 홈런을 터트린 뒤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 | LG트윈스

 

LG 유니폼을 입고 한국에서 3시즌째 뛰고 있는 오스틴은 다양한 ‘빠던’으로 이미 유명하다. 한국 야구 문화에도 익숙해졌고, ‘빠던’으로 홈팬들에 일종의 볼거리도 제공한다. '빠던'을 금기시하고, 선수도 무조건 감정을 감출 필요는 없다. 오스틴의 세리머니도 긍정적인 부분들이 많다. 개성있는 ‘빠던’은 야구를 보는 재미와 야구에 대한 몰입도를 높일 수도 있다. 하지만 선을 넘는 ‘빠던’은 상대에 대한 존중 결여로 여겨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는 게 야구계 정설이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