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빈스 벨라스케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롯데 빈스 벨라스케즈. (사진=롯데 자이언츠)

[스포츠춘추]

그나마 남아있던 기대감도 사라졌다. 롯데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33)가 또 최악의 피칭을 했다. 1회도 버티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38승을 거둔 투수가 정말 맞나 싶다.

벨라스케즈는 13일 사직 SSG전에 선발등판해 0.2이닝 동안 5피안타(1홈런) 1볼넷 2탈삼진 5실점을 기록했다. 36개의 공을 던지며 1회도 채우지 못하고 이민석에게 공을 건네고 강판됐다. 한유섬, 류효승에 연속 적시타를 맞았고, 최지훈에 홈런까지 맞고 고개를 숙였다.

KBO리그 데뷔 후 벨라스케즈는 6경기 등판해 1승4패에 그치고 있다. 이날 최악의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은 10.50까지 치솟았다. 역대 20이닝 이상 던진 외국인 투수 가운데 2024년 SSG 로버트 더거(12.71), 2008년 삼성 탐 션(10.73)에 이어 3번째로 나쁜 수치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한 차례도 없다.

터커 데이비슨이 그리워진 롯데 (사진=롯데)
터커 데이비슨이 그리워진 롯데 (사진=롯데)

롯데는 10승을 거둔 터커 데이비슨을 포기하고 벨라스케즈를 영입했다. 당시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간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며 의욕적으로 움직였다. 대체 외국인 투수 알렉 감보아도 마침 위력적인 투구를 펼치며 롯데를 설레게 했다. 감보아 같은 수준급 투수를 데려와 더 강력한 원투펀치를 구성하면 순위경쟁에서도, 포스트시즌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계산을 했다.

과감히 움직인 롯데의 판단은 현재로선 실패로 귀결되고 있다. 지금의 벨라스케즈에겐 백약이 무효해 보인다. 팀도 추락해 치열한 중위권 순위경쟁 중이다. 이제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 롯데다.

빈스 벨라스케즈(사진=롯데)
빈스 벨라스케즈(사진=롯데)

 

부진한 벨라스케즈에게 계속 선발등판 기회를 주자니, 현재 5강 싸움이 너무나 치열하다. 벨라스케즈를 선발로 쓸 수 없다면 불펜으로 이동시킬 수밖에 없다. 불펜에서 나와 1~2이닝을 던지며 자신감을 회복시킨 뒤 다시 선발 등판시키는 방법도 있다. 롯데가 이번에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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