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수 이희성과 타이완 주자의 충돌(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한국 포수 이희성과 타이완 주자의 충돌(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스포츠춘추]

U-18 야구월드컵에서 한국과 타이완(대만)의 동메달 결정전 7회초 논란의 판정에 대해 명백한 오심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충돌 방지 규정에 따라 한국 포수의 주루방해로 볼 수 없으며, 사실상 한국이 억울하게 동메달을 놓쳤다는 분석이다.

광역세인트루이스심판협회와 미주리주체육협회 야구심판으로 활동하는 이금강 심판은 15일 SNS를 통해 "근거상으로도 명확하게 주루방해가 아닌데 아무도 그걸 제시하지 못한다"고 의문을 표한 뒤 충돌 방지 규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한국 U-18 대표팀은 13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타이완에 2대 3으로 패했다. 승부의 운명을 가른 것은 7회초 2사 2루 상황이었다. 박지성(서울고)이 타이완 5번 타자 장팅이에게 중견수 앞 안타를 허용했지만, 오재원(유신고)이 빠르게 타구를 처리해 홈으로 정확한 송구를 연결했다.

2루에서 출발한 타이완 주자 쩡셩언은 홈에서 포수 이희성(원주고)에게 태그아웃됐다. 이치키 마사오키 주심은 처음에 아웃 신호를 보내지 않은 채 쩡셩언에게 퇴장을 명령했다. 하지만 타이완 벤치에서 뒤늦게 항의에 나섰고, 비디오 판독이 실시됐다. 판독 결과 이희성의 주루방해가 선언되며 아웃이 세이프로 번복됐다.

한국 포수 이희성과 타이완 주자의 충돌(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한국 포수 이희성과 타이완 주자의 충돌(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이금강 심판은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규정을 근거로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이 심판은 주자의 충돌 행위에 초점을 맞췄다. "누가 봐도 주자가 늦었다. 그런 상황에서 홈으로 서서 전력질주 하면서 포수와 부딪혔다"며 "이건 WBSC 12.8.1.3 악의적 충돌(malicious contact)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단언했다.

이 심판은 "한국 포수는 그대로 주자가 밀고오는 충격에 나가떨어졌다. 공을 떨어뜨리려고 주자가 명백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충돌을 가했다"고 분석했다. 허리 위에서 일어나는 충돌은 공을 떨어뜨리려는 시도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주심이 주자를 퇴장시킨 것도 악의적 충돌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됐다.

항의하는 석수철 감독(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항의하는 석수철 감독(사진=WBSC 유튜브 계정 화면캡쳐)

WBSC 12.8.1.3 규정에 따르면 공을 떨어뜨리려 한 주자는 아웃, 나머지 주자는 방해 발생 전 원 위치로 복귀해야 한다. 이 심판은 "미국 고교야구 규칙에 따르면 악의적 충돌은 모든 주루/수비방해보다 우선 적용된다"며 "WBSC의 충돌 규정은 신법이자 특별법"이라고 강조했다. 원칙상 충돌 규정이 방해 규정보다 우선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 심판은 "비디오 판독으로 뒤집힌 건 이해가 안 된다"며 "포수가 길을 막고 공을 받았더라도 주자의 악의적인 충돌로 아웃이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타이밍상 아웃이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규칙책에 아웃 타이밍이란 건 없다. 아웃 타이밍이니 뭐니 이야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면서 충돌 방지 규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일축했다.

한국은 이날 김건휘(충암고)의 2회 솔로홈런으로 선제점을 뽑았지만 5회 역전을 허용했다. 6회 김건휘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으나 논란의 7회 실점으로 결국 패했다. 선발 김요엘(휘문고)이 3.1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불펜진이 흔들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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