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롯데 빈스 벨라스케즈(33)가 불펜으로 이동했다. 구원등판했지만 ‘혹시’가 ‘역시’로 바뀌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 실점하며 평균자책점도 10점대로 올라갔다. 10승 이상을 바라고 데려온 투수가 1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게 됐다.
벨라스케즈는 올 시즌 도중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10승5패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한 좌완 터커 데이비슨을 방출하고 대체선수로 데려왔다. 당시 3위까지 치고 올라간 롯데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며 벨라스케즈를 선택했다. 더 강력한 투수를 원했기 때문이다.
기록은 롯데를 현혹시키기 충분했다. 벨라스케즈는 메이저리그 통산 191경기, 선발로만 144경기에 등판해 38승51패 평균자책점 4.88을 기록했다. 1992년생으로 30대 중반의 나이지만 여전히 구속 150km를 넘는다는 데이터와 영상도 확인했다.

수치는 수치일 뿐이라는 것을 확인하는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벨라스케즈는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 13일 한화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구속은 150km 이상을 기록했지만, 타자들에 자꾸 정타를 맞았다. 불안했다. 기다려봤다. 하지만 이후에도 나아진 모습은 없었다. 급기야 지난 13일 SSG전에선 0.2이닝 5실점하며 선발등판해 1이닝도 버티지 못했다.
결국 벨라스케즈는 불펜으로 이동했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1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벨라스케즈는 중간 쪽으로 한번 기용해볼까 생각 중이다. 안타를 맞는 건 괜찮다. 다만 공을 던지면 던지는 대로 타자의 스윙 궤도 안에 들어가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우려 속에 이날 벨라스케즈는 구원등판했지만, 결과가 달라지지 않았다. 벨라스케즈는 3-6으로 뒤진 6회 구원등판했다. 추격조로 부담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갔다. 2사 1루에 등판해 강민호에 안타를 맞았지만, 양도근을 삼진처리하며 6회를 마쳤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벨라스케즈는 선두타자 김지찬에게 안타를 맞고 김성윤을 땅볼로 처리한 뒤 윤성빈에 공을 건넸다. 윤성빈이 구자욱에 적시타를 맞아 벨라스케즈는 0.2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게 됐다.

벨라스케즈는 16일까지 7경기 등판해 1승4패, 평균자책점 10.58을 기록 중이다. 상대를 압도할 수 있는, 강력한 투수의 모습을 원했지만 고작 1승이다. 10승 투수 데이비슨이 가고, 10점대 평균자책점 벨라스케즈가 왔다. 이대로라면 롯데 역사뿐 아니라 KBO리그 역사에서도 회자될 KBO리그 역사에 두고두고 회자될 외인 교체 실패 사례로 기록될 수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