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오승환(사진=삼성)
KT 팬들에게 감사를 전하는 오승환(사진=삼성)

 

[스포츠춘추=수원]

"은퇴 투어를 거듭할수록 차츰차츰 다가오는 은퇴를 실감하게 된다."

'끝판대장' 오승환의 은퇴가 본격적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9월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끝판대장’ 오승환의 은퇴투어 7번째 행사가 진행됐다. KT 위즈 구단에선 돌직구가 박힌 수원화성 채석장 피규어를 선물했고, 오승환도 사인회와 사인 글러브 선물로 존중을 나눴다.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한 KBO리그 역대 최고 마무리투수 오승환은 지난 8월 6일 현역 은퇴를 전격 발표하고 다음날인 7일 인천SSG랜더스필드 원정에서 첫 은퇴 기념 행사를 가졌다. 이후 8월 2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시작으로 3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9월 3일 잠실 LG 트윈스전, 10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1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을 거쳤다. 

7번째 은퇴투어 행사를 앞둔 이날 오승환은 경기 전 야구장 앞 위즈홀에서 오후 12시부터 팬 사인회를 진행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은 팬은 물론 KT 팬들도 길게 줄을 서서 오승환의 사인을 받아갔다.

오후 2시 경기를 앞두고는 본행사가 진행됐다. 수원 팬들의 큰 박수 속에 마이크를 잡은 오승환은 "홈구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KT 위즈 팬분들이 마지막까지 저에게 좋은 추억 만들어주시고, 박수 많이 쳐주셔서 마지막인데도 기분 좋게 떠날 수 있을 것 같다"는 말로 소감을 전한 뒤 "남은 시즌 얼마 남지 않았는데 KT위즈 선수들 큰 부상 없이 시즌 마무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감사하다"고 덕담을 건넸다.

KT 구단이 전달한 은퇴 기념 선물(사진=KT)
KT 구단이 전달한 은퇴 기념 선물(사진=KT)

이어진 은퇴투어 기념물 전달식에서 KT 구단은 오승환의 트레이드마크인 ‘돌직구’가 박힌 수원화성 채석장 피규어를 선물했다. 여기에는 오승환의 상징 돌직구와 함께 KT 연고지인 수원의 역사와 전통을 함께 담았다. 

KT 구단은 “정조시대, 수원 팔달산에서 돌을 채석하여 수원화성 성벽을 축성했다. 당시 채석을 위해 박은 쐐기의 자국이 현재까지 팔달산 채석장에 남아 있다”면서 “오랫동안 보존돼 있는 쐐기 자국에서 착안해, 오승환 선수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돌직구’가 팬들 마음에 오래 남길 기원하며 피규어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선물을 전달받은 오승환도 만족감을 표했다. 오승환은 “나의 트레이드마크를 이렇게 정성들여 잘 만들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드린다. 고마운 마음으로 잘 간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수원에서의 추억에 관해 오승환은 “수원구장은 그렇게 많은 경기를 치른 구장은 아니지만 세이브도 패전도 승리도 해본 기억이 든다. 팀의 승패를 떠나 제가 마운드에 오를 때 느낀 야구팬들의 응원 기운은 다른 구장과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고 덤덤하게 소감을 밝혔다.

KT 위즈에는 과거 삼성 소속으로 한솥밥을 먹은 김상수, 우규민 등 전 동료들이 있다. 이들을 향해 오승환은 “한 팀에서 동고동락 함께 했던 선수들”이라면서 “나보다 오래 야구해서 KT 위즈 팬분들에게 좀 더 즐거운 모습 보여드리고, 행복한 야구했으면 좋겠다”고 응원의 말을 전했다.

김상수, 우규민과 포옹을 나누는 오승환(사진=삼성)
김상수, 우규민과 포옹을 나누는 오승환(사진=삼성)

KT와는 미국 전지훈련 기간에 맺은 인연도 있다. 2019년 당시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거 신분이었던 오승환은 콜로라도 로키스와 계약 기간을 마치고 새 팀을 찾는 기간 미국에서 혼자 훈련했다. 당시 가까운 애리조나 투산에서 스프링캠프를 차린 KT 위즈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며 인연을 맺었다.

오승환은 “미국에 있을 당시 개인 훈련지와 가까운 곳에 KT가 있어서, KT 구단에 같이 하면 어떻겠냐고 여쭤봤었는데 흔쾌히 합류하도록 반겨주셔서 감사했다”면서 “그때 김재윤 선수와도 캐치볼도 같이 할 수 있었고 KT 선수들과도 같이 훈련을 할 수 있어서 시즌 준비하는 데도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밝혔다.

당시 롤모델 오승환과 짧은 캐치볼만으로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김재윤은 이후 FA 자격으로 삼성과 계약해 지금은 한 팀에서 뛰고 있다.

오승환은 자신의 뒤를 이을 차세대 마무리투수로 주목받는 KT 박영현에 대해서도 덕담을 전했다. 오승환은 “지금 너무 잘하고 있다. 시즌을 치르는 동안 좋을 때도 있지만 좋지 않은 순간도 있기 마련인데, 박영현은 어린 나이인데도 불구하고 다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잘 관리해 나간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볼을 던질 것이고 앞으로도 더 많은 세이브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조언했다.

오승환의 답례품, 사인 글러브(사진=삼성)
오승환의 답례품, 사인 글러브(사진=삼성)

이날로 오승환의 은퇴투어는 벌써 7번째를 맞았다. 은퇴투어 막바지에 접어든 소감에 관해 오승환은 “투어를 거듭할수록 차츰차츰 은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 실감하게 되는 것 같다. 투어 방문 구단이 늘어날수록 많은 분들과 인사도 계속 늘어나고 있어 더 그런 것 같다. 이달 마지막 날이 이제 열흘 앞으로 성큼 다가와 더욱 그렇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승환은 KT 구단에 답례품으로 사인 글러브를 전달했다. 전달한 글러브의 명패에는 'Final Boss'라는 문구와 함께 'KT 위즈와 함께했던 소중한 추억을 기억하겠습니다. 끝판대장 오승환 드림'이라는 구절을 새겨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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