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대구]
와일드카드 1차전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을까. 2025 KBO리그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1차전을 앞둔 대구 지역에 종일 비가 예보되면서 경기 진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NC 다이노스-삼성 라이온즈의 와일드카드 1차전이 열리는 대구 수성구 지역에는 아침부터 종일 비 예보가 내려진 상태다. 이날은 대구는 물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비가 예보됐고, 내일까지 전국적으로 계속해서 내릴 예정이다. 경북 북부 동해안에는 20~60mm, 경남 서부 내륙에는 최대 40mm의 비가 예보됐다.
이날 아침부터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그라운드에는 방수포가 등장했다. 처음에는 마운드 쪽에만 방수포를 덮고 경기를 준비했으나, 이후 강수량이 많아지면서 대형 방수포로 그라운드를 덮었다.
KBO는 방수포를 덮은 뒤 계속해서 기상 상황을 주시하며 경기 개시 여부를 판단하고 있다. 양팀 선수단은 실외 훈련이 어려운 상황이라 대부분 실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잔디가 있는 외야에서만 일부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워밍업을 진행했다.
예상하지 못한 비 소식에 KBO와 양 구단도 비상이 걸렸다. 이미 10월 3일 최종전 2경기가 우천순연돼서 하루 뒤인 4일 열리면서, 와일드카드 1차전도 5일에서 6일로 하루 미뤄진 상황이다. 여기서 우천으로 하루가 더 미뤄지면 전체적인 포스트시즌 일정이 크게 꼬인다. 한국시리즈 7차전이 11월 3일에나 가서야 끝날 수도 있다.
특히 홈팀 삼성 입장에서는 비로 인한 경기 차질이 달갑지 않다. 만약 경기가 우천순연되면 5위 NC보다 유리한 일정 어드밴티지가 사라진다. 삼성은 이미 지난달 4위 자리를 확정하고 주전 선수들 컨디션을 관리하면서 포스트시즌 경기를 대비해왔다. 4일 KIA와 최종전 경기에서도 처음에는 주전 선수들을 경기 감각 조율 차원에서 내보냈다가 중반 이후 백업 선수들로 교체하면서 와일드카드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반면 5위 NC 다이노스는 정규시즌 최종일까지 순위싸움에 전력을 쏟아부었다. 4일 열린 SSG전에서도 주전 야수와 불펜진을 총동원했고, 외국인 에이스 라일리 톰슨을 선발로 투입했다. 4일에 6이닝을 던진 라일리는 6일 열리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는 투입하기 쉽지 않다. 다만 7일 예정된 2차전에는 상황에 따라 불펜으로 투입하면서 총력전을 펴려는 의도에서 엔트리에 포함한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일정이 하루 뒤로 미뤄지면 라일리는 추가 휴식을 얻고 3일 휴식 후 등판이 가능해진다. NC 불펜과 야수진이 하루 추가 휴식을 얻는 것도 삼성 입장에서는 이점이 사라지는 결과다.
자칫 경기가 일단 시작됐다가 서스펜디드 처리되는 것도 문제다. 삼성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1차전 경기에서 서스펜디드 게임 때문에 쓴맛을 봤다. 당시 선발 원태인이 5이닝을 66구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피칭했고, 타선도 1대 0으로 앞선 가운데 6회초 공격에서 무사 1, 2루 찬스를 잡아 삼성 쪽이 유리한 분위기였다.
그러나 6회초 내린 많은 비에 경기가 40분 동안 중단됐고, 결국 심판진이 서스펜디드를 선언했다. 무려 42시간 뒤에 경기가 재개됐고 KIA 쪽이 후반 역전에 성공해 1차전을 잡았다. 결국 한국시리즈는 KIA의 우승으로 끝났다.
일단 예보된 비의 양이 많지 않은 만큼 KBO는 가급적 경기를 진행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대구 지역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강수확률은 경기 종료 시간쯤인 오후 6시 이후 30%가 된다. 수중전이 되든, 우천순연이 되든, 양팀 모두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된 이날 날씨가 와일드카드 1차전의 향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