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
새로운 외계인이 탄생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좌완 에이스 타릭 스쿠발이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 자리를 굳혔다. 9라운드 지명으로 입단한 '무명' 투수가 이제 페드로 마르티네스, 제이콥 디그롬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괴물'이 됐다.
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13일(한국시간) 스쿠발의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소식을 전했다. 스쿠발은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에서 30표 중 26표의 1위표를 받아 보스턴 레드삭스의 개릿 크로셰,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헌터 브라운을 따돌렸다.
스쿠발은 AL 투수로는 페드로 마르티네스(1999~2000년) 이후 25년 만에 사이영상을 연속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디트로이트 구단 역사에선 데니 맥클레인(1968~69년) 이후 56년 만이다. 메이저리그 전체로는 제이콥 디그롬(2018~19년) 이후 처음이다.
스쿠발은 데니 맥클레인, 윌리 에르난데스(1984년), 저스틴 벌랜더(2011년), 맥스 셔저(2013년)에 이어 디트로이트 구단 역사상 다섯 번째 사이영상 수상자가 됐다.
올 시즌 스쿠발은 13승 6패 평균자책 2.21에 241탈삼진을 기록하며 AL 투수 중 평균자책과 WAR(6.5) 모두 1위를 차지했다. 피출루율(0.240)과 피OPS(0.559)도 리그 최저 수치를 기록했다.

평균 98마일 속구와 시그니처 체인지업
스쿠발의 무기는 평균 98마일(약 157.7km/h)에 달하는 패스트볼과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체인지업이다. 타자들은 스쿠발의 체인지업을 상대로 타율 0.154에 그쳤다. 스쿠발의 241개 탈삼진 중 110개가 이 구종에서 나왔다.
31경기 선발 등판 중 12경기에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는데, 이는 타이거스 구단 역사상 최다이자 메이저리그 전체로도 2014년 애덤 웨인라이트 이후 최다 기록이다. 지난 5월 25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94구로 2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13탈삼진을 잡아냈다.
2018 드래프트 9라운드로 입단한 스쿠발은 대학 시절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20년 메이저리그 데뷔 초반에도 부상으로 고생했다. 하지만 최근 2년간 건강을 되찾고 속구 제구력을 개선하며 31승 10패 평균자책 2.30이라는 압도적 성적을 쌓아가고 있다.
다만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올해 AL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6이닝 1실점 13탈삼진의 호투를 펼치고 2대 1로 앞선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팀은 연장 15회 끝에 2대 3으로 패했다.
스쿠발은 내년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에이전트가 '악마' 스콧 보라스인 만큼 시즌 중 연장 계약 가능성은 낮고, 타이거스는 이번 겨울 트레이드 가능성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강만 유지한다면 FA 시장에서 선발 투수 역대 최고액 계약을 노릴 수 있는 위치다.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자가 내년 시즌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있을지 궁금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