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게이트=원주]
"감이 좋았어요. 훈련 때 느낌이 좋아서, 체크한다는 기분으로 들어갔는데 결과도 따라와줘서 다행이에요."
강원도 원주. 키움 히어로즈 선수단은 이곳에서 마무리캠프에 돌입했다. 내년 시즌을 향한 마지막 담금질이 한창인 이곳에서, 올 시즌 가장 극적인 성장곡선을 그린 타자 박주홍(24)은 누구보다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일 연습경기에선 2타수 2안타 활약했다.
올해 박주홍은 타율 0.226, 3홈런, OPS 0.641로 시즌을 마쳤다. 수치만 보면 평범하지만, 그 속엔 지난 수년간 쌓아온 실패와 실험, 그리고 반등의 서사가 담겨 있다. 시즌 중반부터 반등의 흐름을 탄 그는 “이제는 기복을 줄이는 게 과제”라며 마무리캠프에서 또 다른 출발을 준비 중이다.
“오랜만에 경기했는데 감이 나쁘지 않았어요. 훈련 때부터 느낌이 좋았고, 경기에서도 그게 잘 나왔어요.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캠프에서 박주홍은 자신의 타격폼을 유지하며 ‘감각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 시즌 도중 레그킥을 버리고 토탭으로 전환한 그는, 그동안 변화된 타격 타이밍을 계속 다듬어 왔다. 캠프에서도 특별한 모델을 따라 하기보다는, “내 느낌을 믿는 훈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12월 열린 울산 교육리그에서 잠깐 폼을 바꿔봤는데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진 않았어요. 그래서 원래 느낌으로 돌아왔고, 그게 잘 맞는 것 같아요. 지금은 그걸 유지하고 있어요.”
실전 감각이 필요한 시점. 박주홍은 이번 캠프를 통해 ‘기복 없는 한 시즌’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특히 후반기에 겪은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오는 경험’은 앞으로를 준비하는 데 큰 자신감을 줬다.
“전에는 떨어지면 계속 무너졌는데, 올해는 떨어져도 다시 올라올 수 있었어요. 그게 제일 큰 변화였던 것 같아요.”

수비에 대한 자신감도 커졌다. 한때 수비 실책으로 자책했던 그는 이제 수비에서도 확실한 발전을 느끼고 있다. “수비는 연습하면 확실히 느는 것 같아요. 코치님들이 많이 도와주시고, 경기에 계속 나가다 보니까 여유가 생겼어요. 예전엔 실수하면 스스로 무너졌는데, 이제는 안 그래요.”
이제 박주홍은 한 시즌을 온전히 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결과보다 중요한 건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이다.
“내년에 좋은 느낌을 계속 이어가야 경기를 꾸준히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타이밍도, 밸런스도, 그걸 내 걸로 만드는 게 목표예요.”
지난 8월 반등은 하나의 전환점이었다. 하지만 박주홍은 거기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지금, 원주에서 '내 길을 지키는 법'을 다지고 있다. 자신만의 스윙, 자신만의 리듬, 그리고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