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 사인회에 참석한 이대호(사진=롯데)
팬 사인회에 참석한 이대호(사진=롯데)

[스포츠춘추=잠실]

롯데 응원단이 자리한 잠실 3루쪽 응원단에서도, 두산 응원단이 있는 1루쪽 응원단에서도 ‘오! 롯데 이대호’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가 큰 박수와 환호, 축복 속에 첫 은퇴 투어 행사를 가졌다.

7월 28일 롯데-두산전이 열리는 잠실야구장에서는 경기를 앞두고 올 시즌 뒤 은퇴를 예고한 이대호의 은퇴 투어 행사가 열렸다. 앞서 잠실 KBO 올스타전에서 은퇴투어 시작을 알린 이대호는 이날부터 후반기 내내 9개 구단 선수단, 팬들과 은퇴투어를 함께 한다.

이대호의 은퇴투어를 맞아 이날 양 팀 선수단은 잠실야구장과 롯데 자이언츠 엠블럼 및 이대호의 애칭 ‘빅 보이’ 테마로 꾸민 은퇴기념 패치를 모자에 부착했다. 오후 5시부터는 사전에 선정한 두산팬 50명, 롯데팬 50명을 대상으로 사인회 행사를 가졌다. 

이대호가 준비한 모자 선물(사진=롯데)
이대호가 준비한 모자 선물(사진=롯데)

이대호는 팬들과 만남을 위해 선물용 모자 3천여개를 사비로 준비했다. 사인회에 참가한 팬들에겐 이대호의 등번호 10번을 새긴 모자와 함께 ‘지난 21년간 여러분들의 사랑으로 너무나 행복했고 즐거웠습니다. 잊지 않고 보답드리겠습니다. 덕분에 감사했습니다’라는 이대호의 손편지가 주어졌다. 이대호는 이 모자를 은퇴투어시 팬과 상대 선수단에 선물할 예정이다.

경기 20분 전부터는 은퇴투어 본행사가 열렸다. KBO 공식 영상 전광판 상영과 기념품 전달 행사가  이어졌다. 이대호의 좌우명인 ‘가장 큰 실패는 도전하지 않는 것이다’라는 문구를 새긴 달항아리는 전풍 대표이사가 직접 전달했고, 이대호의 사진이 담긴 액자는 김태룡 단장이 나와서 증정했다.

양팀 감독과 주장이 나와 꽃다발을 전하고, 이대호는 사인배트를 답례품으로 전달했다. 이대호 가족의 기념사진 촬영, 관중들을 향한 감사인사 및 두산 선수단과의 단체 기념사진 촬영도 진행됐다. 평소같으면 롯데 관중석에서만 울려퍼졌을 ‘오! 롯데 이대호’ 응원가를 1루쪽 두산 관중석에서 함께 부르는 장면이 연출됐다.

팬과 함께하는 이대호 은퇴투어(사진=롯데)
팬과 함께하는 이대호 은퇴투어(사진=롯데)

이날 경기가 열리는 잠실야구장은 이대호에게 수많은 추억이 있는 곳이다. 이대호는 데뷔시즌인 2010년 9월 22일 두산 베어스 상대로 처음 잠실야구장에 섰다. 이날 이대호는 9회 대타로 나와 데뷔 2호 안타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가장 기억에 남는 두산과의 경기로 2001년 준플레이오프를 꼽았다. 그는 “발목을 다친 상태에서 테이핑과 진통제를 8알 정도 먹고 경기에 나갔다. 마지막 타석에선 고통을 참고 죽기살기로 쳤는데 홈런이 나와 기쁘게 부산으로 내려갈 수 있었다” “수훈 인터뷰 때도 어지러워서 머리가 빙빙 돌았던 기억이 난다”고 떠올렸다.

‘오재원 훈계 논란’도 잊지 못할 기억이다. 때는 2017년 6월 23일. 8회초 2사후 볼넷으로 출루한 이대호는 후속타자의 2루 땅볼 때 2루로 향하다 오재원에게 태그아웃 당했다. 경기 종료 후 이대호가 오재원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중계방송 화면에 포착됐고, 이를 두고 ‘아무리 선배라도 타 팀 선수에게 훈계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와 관련 이대호는 “몇 해 전 오재원과의 사건이 있었다. 이제서야 이야기하지만 워낙 친한 사이다. 우리 팀이 지고있던 상황이어서 우스운 모습을 보일 수 없었던 것이지 절대 상대팀을 기분 나쁘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재원이는 워낙 착하고 좋은 동생”이라 말했다.

이어 “혹시라도 기분 상하셨을 두산 팬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떠나는 길이니 예쁘게 봐 주셨음 좋겠다.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첫 은퇴투어 행사를 준비하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을 것 같다”고 두산 구단에 감사를 전한 이대호는 “저를 위해 시간내어 찾아와 주신 롯데팬과 두산팬 모두께 감사하고 이렇게 축하받으며 떠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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