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절대 1강’ SSG 랜더스가 마침내 KBO리그 역대 최강팀 현대 유니콘스의 승률을 앞질렀다. 이제는 사상 최초 시즌 100승, 그리고 1985년 삼성 라이온즈 이후 역대 세 번째 승률 7할을 바라본다.
SSG는 11일 열린 KT 위즈 전에서 팀컬러 그대로 피 말리는 접전 끝에 4대 2로 승리, 4연승에 성공했다. 이 승리로 SSG는 시즌 69승 3무 30패를 기록하며 2위 LG 트윈스와 승차를 9경기까지 벌렸다. 시즌 70승 선착까지는 단 1승만이 남았다.
이날 승리로 SSG는 시즌 승률 0.697에 도달했다. 8개 구단 출범 이후 역대 최강팀으로 꼽히는 2000년 현대 유니콘스의 승률 0.695를 뛰어넘었다. 양대리그로 열린 그해 현대는 박경완-박재홍-톰 퀸란이 이끄는 막강 타선과 임선동-정민태-김수경 선발 트리오를 앞세워 2위 두산 베어스에 16경기 차로 드림리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을 4승 3패로 꺾고 통합 우승을 이뤘다.

만약 SSG가 지금의 승률을 끝까지 유지하면, 2000년 현대를 넘어 역대 최강팀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된다. 여기서 좀 더 나아가 승률 7할을 달성한다면 1982년 OB 베어스(0.700), 1985년 삼성 라이온즈(0.706)에 이은 역대 세 번째 7할 승률 팀이 된다.
1982년과 1985년은 단일리그가 아닌 전기리그와 후기리그로 시즌을 나눠 진행하던 시절이다. 당시 OB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삼성은 전후기 모두 1위를 차지해 한국시리즈를 무산시키고 통합 우승을 달성한 바 있다.
사상 최초 시즌 100승도 SSG가 도전할 만한 과제다. 승률 0.697을 144경기로 환산하면 SSG는 98승 3무 43패를 기록할 페이스다. 남은 시즌 하기에 따라서는 지금껏 어느 팀도 도달하지 못한 세 자리 승수를 올릴 수 있다.

물론 남은 시즌이 이런 기대대로 흘러간다는 보장은 없다. SSG의 득실점을 바탕으로 구한 기대승률은 0.586으로 실제승률(0.697)과 차이가 크다. 매 경기 한 두 점 차 접전 끝에 승리하는 지금의 흐름이 남은 경기에서도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실제 올해 메이저리그에서 시즌 절반을 치른 시점까지 0.716의 높은 승률을 기록했던 뉴욕 양키스는 12일 현재 승률이 0.634로 떨어졌다. 한때 역사상 최다승인 116승도 가능하다고 기대를 모았지만, 현재 예상 승수는 102승이다. 시즌 초중반의 좋은 페이스를 시즌 끝까지 유지하는 게 그만큼 쉽지 않다.
분명한 건 올해 SSG가 KBO리그 40년 역사에 남을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베테랑과 신예의 조화 속에 특유의 끈끈한 팀 분위기로 어떻게든 결과적으로 이기는 경기를 만들고 있다. 1점차 경기 최다승, 연장전 최다승은 SSG의 팀컬러를 잘 보여주는 성적표다.
2위권이 도저히 따라오기 힘들 만큼 멀리 달아간 SSG는 사상 최초의 와이어-투-와이어(골프 용어로 단 한 번도 1위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고 우승하는 것을 의미) 우승을 바라보고 있다. 시즌 100승과 7할 승률은 어려울지 몰라도, 이미 SSG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강팀 중 하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