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번 타자 황대인(사진=KIA)
KIA 4번 타자 황대인(사진=KIA)

[스포츠춘추]

KIA 타이거즈가 5위 수성마저 힘겨운 과제로 다가온다. 삼성 라이온즈에 2연패 일격을 당한 KIA는 이제 4위보다 6위가 더 가까워졌다. 필승조 이탈로 인한 팀 마운드 균열과 더불어 팀 타선까지 잘 풀리지 않는 흐름을 보이는 분위기다. 

KIA는 8월 12일 대구 삼성전에서 에이스 양현종을 선발 마운드에 올렸음에도 타격전 끝에 6대 7 패배를 떠안았다. 시즌 5할 승률이 깨진 KIA는 시즌 49승 1무 50패로 완연한 하락세에 빠졌다. 

KIA는 올스타 휴식기 이후 후반기 7승 10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첫 시리즈(롯데 자이언츠 원정)에서 3연승을 거둔 뒤엔 5연속 루징 시리즈를 이어가고 있다. 전반기 상위권 경쟁을 펼쳤던 KIA의 강력함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다.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뭉치는 8월 초를 ‘8치올’로 삼고자 했던 KIA 김종국 감독의 구상이 완전히 흐트러졌다.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 등 필승조 ‘트리플 J’가 후반기 들어 연이어 부상으로 이탈한 점이 가장 뼈아팠다. 불펜진 균열은 곧 선발진에 쏠리는 부담감을 커지게 만들 수밖에 없다. 

사실 마운드 균열에 가려진 팀 타선의 답답함도 문제다. KIA는 8월 팀 타율 2위(0.284)에 올라 있다. 누상으로 출루하는 장면은 자주 나오지만, 나간 주자들이 홈으로 들어오는 장면은 출루 숫자와 비교해 비교적 적다. 8월 팀 잔루 1위는 단연 KIA(76개)였다. 

전반기와 팀 타선 얼굴 자체엔 크게 변화는 없다. 하지만, 주축 타자들 가운데 ‘4번 타자’ 황대인의 타격 부진이 가장 아쉬운 요소다. 황대인은 8월 팀 타율 0.161(31타수 5안타)로 극심한 부진을 겪고 있다. 단순히 타율을 떠나서 사라진 홈런포가 더 큰 문제다. 5월에만 7홈런 31타점으로 4번 타자다운 해결사 능력을 뽐냈던 황대인은 6월 이후 단 두 개의 홈런포만 쏘아 올렸다. 최근 나온 황대인의 마지막 홈런도 7월 24일 사직 롯데전 홈런이다. 

4번 타순에 주로 배치되는 황대인이 홈런 없이 부진하자 팀 득점 활로가 답답하게 막힌 분위기다. 3번 타순에 들어간 나성범이 홀로 분전하더라도 4번 타순부터 맥이 끊기는 장면이 종종 나오고 있다. 

물론 황대인이 살아나야 KIA 팀 타선도 살아날 수 있다는 건 확실하다. 하지만, 황대인의 타순을 4번이 아닌 최소 6번 타순 밑으로 옮겨 부담감을 줄여주는 것도 한 가지 대안이다. 중심 타선이라고 해서 굳이 좌타자·우타자·좌타자로 좌·우 균형을 기계적으로 고려할 필요는 없다. 팀 타선이 잘 안 풀리는 시점에선 1번 타자부터 가장 잘 치는 타자들을 몰아넣는 혁신적인 선택지도 고민할 수 있다. 

8월 들어 박진만 감독대행 체제로 예전과 달라진 경기력을 보여주는 삼성도 매일 최근 컨디션과 상대 선발 상성에 맞춰 달라지는 변칙 라인업을 내세우고 있다. 이번 KIA전 2연승 과정에서도 그런 타순 변화들이 잘 먹혔다. KIA 벤치도 최근 답답한 팀 득점력 개선을 위해선 고정 라인업보단 삼성의 변칙 라인업 효과를 잘 살펴봐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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