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민은 6월 이후 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다(사진=롯데)
고승민은 6월 이후 리그 최고 타율을 기록 중이다(사진=롯데)

[스포츠춘추=고척]

외야수 고승민은 현재 롯데 자이언츠 타선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다. 6월 1일 이후 타율 0.407에 OPS 1.078로 리그 모든 타자 중에 최고 타율과 OPS를 기록 중이다. 8월 성적도 타율 0.442에 OPS 1.081로 폭발적이다.

하지만 이런 고승민은 매 경기 꾸준하게 선발로 나오지 못하고 있다. 고승민은 우완투수, 사이드암 선발투수가 나오는 날에만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다. 좌투수가 나오는 날엔 고승민 대신 우타자 신용수가 선발 출전한다. 션 모리만도-김광현과 상대한 27~28일 SSG 랜더스 전에서도 고승민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30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 전도 마찬가지. 이날 좌완선발 윤정현을 의식한 롯데는 고승민 없는 선발 라인업을 선보였다. 정훈(1)-잭 렉스(중)-전준우(좌)-이대호(지)-안치홍(2)-한동희(3)-신용수(우)-강태율(포)-박승욱(유)으로 이어지는 타순. 선발투수는 찰리 반즈가 등판한다.

팀내 최고 타자를 3경기 연속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는 롯데의 선수 기용을 두고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 이와 관련 래리 서튼 감독은 30일 경기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스플릿 데이터를 보면 고승민이 우완에 강하고 좌완에게 약점을 보이는 게 사실”이라 설명했다. 

고승민은 올해 우완 상대로 타율 0.298, 사이드암 상대 0.348로 강점을 보였지만 좌완 상대로는 타율 0.067로 좋은 기록을 내지 못했다. 

물론 고승민에게 주어진 좌완 상대 타석은 17타석에 불과했다. 지나친 스몰 샘플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좌타자가 좌투수에게 약한 이유 중 하나는 ‘생소함’이다. 자주 상대하고 익숙해지면 좌타자도 얼마든지 좌투수를 잘 공략할 수 있다. 

서튼 감독도 “좌완투수 공을 잘 치려면 시간이 걸린다. 경험과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1승이 급한 롯데로서는 고승민을 좌완 상대로 기용하는 ‘세금’을 감당할 여유가 없는 실정. 이에 롯데는 현 시점에서 고승민보다 좌투수 상대 경쟁력이 있는 신용수를 활용하고 있다. 서튼 감독은 “플래툰이라고까지는 말하지 않겠지만, 지금 엔트리에 있는 신용수가 좌완 공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고 말했다. 

현역 시절 좌타자였던 서튼 감독 역시 메이저리그 데뷔 초기 좌완 상대로 어려움을 겪었다. 서튼 감독은 “나 역시 커리어 초반 좌투수 공에 고전했다”며 “이를 극복하려고 집중력 있게 많은 훈련을 소화했다. 좌투수에 맞춘 훈련도 했고, 우리 팀 좌투수가 불펜 피칭을 할 때 그 옆에서 트래킹도 했다”고 밝혔다. 분명한 건 좌투수 상대 약점을 극복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고승민이 좌투수 상대로도 꾸준히 선발 라인업에 들게 되는 건 언제쯤일까. 서튼 감독은 낙관적으로 바라봤다. 그는 “고승민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고 재능이 있는 선수”라며 “가까운 미래에는 고승민도 좌투수 공을 잘 칠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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