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오키나와]
2023시즌 KIA 타이거즈를 두고 빠지지 않는 단어는 포수진 약화다. 주전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의 FA 이적과 더불어 FA 포수 영입 불발로 팀 포수진 무게감이 확 줄은 건 사실이다. 하지만, KIA 포수 한승택은 이런 외부 시선에 고갤 내저었다. 새로 팀에 합류한 주효상과 함께 KIA 포수진이 약하단 외부 평가를 한 번 깨보겠다는 게 한승택의 자세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KIA 포수진은 4명이다. 한승택, 주효상, 신범수, 김선우가 1군 개막 엔트리 진입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만난 KIA 김종국 감독은 “포수가 4명이니까 각자 25%의 확률로 주전 포수 자리를 노리는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각자 특색이 다르고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시범경기까지 계속 지켜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물론 가장 앞서나가는 포수는 단연 한승택이다. 한승택의 강점은 1군 출전 경기 숫자다. 소위 말하는 ‘1군 짬’을 가장 무시할 수 없는 포지션이 바로 포수다. 한승택은 1군 통산 544경기에 출전해 다른 팀 내 포수들과 비교할 수 없는 경험을 제대로 쌓았다. 포스트시즌 경기 출전 경험도 마찬가지다.
스포츠춘추가 주전 포수 도약 기회를 놓치지 않고자 하는 한승택의 마음가짐을 직접 들어봤다.
한승택과 주효상에 달린 2023시즌 KIA 포수진 운명 "같이 증명해보겠다."

주전 포수 자리를 차지할 기회가 찾아왔다. 1군 경기 출전 경험이란 본인의 강점이 더 빛날 수 있는 조건이다.
포수 자리는 1군 출전 경험이 정말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리그 내 다른 내 또래 포수들과 비교하면 많은 1군 경기에 나섰다고 생각한다. 또 우리 팀 투수들과 호흡을 오랫동안 맞춰왔던 것도 나에겐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외부에서 KIA 포수진이 약하다는 평가를 들으면 어떤 기분인가.
솔직히 방망이가 약한 건 인정하지만, 포수로서 수비는 약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비 하나만큼은 다른 팀 주전 포수 선배들만은 아니더라도 평균에서 평균 조금 이상 정도는 한다고 본다. 그래서 타격만 조금 더 보완한다면 그런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고 믿는다.
새로 팀에 합류한 주효상과 경쟁 구도는 어떤가.
(주)효상이도 좋은 포수라서 힘을 합쳐서 팀을 잘 이끌고 싶다. 아무래도 내가 오랫동안 팀 투수들과 호흡을 맞춘 만큼 효상이에게 도움을 줘야 할 부분도 있다. 이렇게 서로 힘을 합친다면 좋은 경쟁 그림과 좋은 시너지 효과가 나올 거다.
캠프 기간 옆에서 지켜봤는데 주효상 선수의 장점으로 어떤 걸 꼽고 싶나.
확실히 신체 조건이 좋아서 기본적인 힘 자체가 좋다. 수비할 때도 움직임이 생각보다 빠른 편이더라. 충분히 좋은 포수로 성장할 자질을 갖춘 선수다. 효상이와도 외부 시선을 신경 쓰지 말자고 대화했다. 괜히 외부 평가에 부담감을 느껴서 흔들리면 더 결과가 안 좋을 거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잘 집중한다면 우리들만의 가치를 증명할 수 있다고 본다.
해마다 타격에서 아쉬움을 지적받았다. 올 시즌엔 타격에서 어떤 걸 준비하고 있나.
항상 타격이 부족하단 지적을 받아왔고 나도 공감했다. 비시즌 때 타격 훈련 양을 더 늘리고 슬럼프를 줄이기 위한 나만의 운동법을 연구했다. 또 이범호 코치님께서 나를 오랫동안 봐오셔서 내 문제점을 잘 아신다. 정말 해마다 타격 동작 하나 고치기도 쉽지 않더라. 그래도 최근 몇 년 동안 신경 쓴 부분이 이번 캠프에서 조금씩 잘 풀리는 느낌이다. 좋은 스윙에 집중해 자연스럽게 좋은 타격 자세가 나오도록 노력 중이다.
그래도 박동원(2022시즌 18홈런)의 장타력을 대체하긴 쉽지 않을 듯싶다.
다른 팀 포수 선배인 (강)민호 형, (양)의지 형, 그리고 (박)동원이 형처럼 한 시즌에 홈런을 20개, 30개 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진다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무리하게 그런 부분에서 욕심을 내기보단 팀에 최대한 도움을 줄 수 있는 팀 배팅과 작전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다 보면 개인 타격 수치가 더 좋아지고 자신감도 오를 듯싶다.
강력해진 KIA 팀 마운드 뎁스, 한승택도 두 번째 우승반지 꿈꾼다 "우승 포수로서 헹가래 받길"

새 외국인 투수 숀 앤더슨과 아도니스 메디나의 공은 어떤가.
연습경기 등판 때 공을 받았는데 구속과 구위 자체가 원체 좋은 투수들이라 포수로서 만족스러웠다. 두 명 다 평균 구속 150km/h는 훌쩍 넘지 않을까. 두 투수 스타일이 약간 다르긴 한데 성공 가능성은 커 보인다. 두 외국인 투수와 함께 리그에서 상위권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고 믿는다.
캠프에서 유일한 신인인 윤영철도 공이 남다른 건가.
고졸 신인 투수라면 아무리 연습경기라도 마운드 위에서 조금 긴장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공 구위를 떠나서 마운드 위에서 여유와 경기 운영 능력이 남다르더라. 기술적인 부분보다 그런 게 정말 놀라웠다. 프로에 와서 이런 신인 투수를 거의 못 봤기에 정말 좋은 투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김종국 감독은 올 시즌 팀 마운드 뎁스가 지난해보다 더 강해졌다고 평가했다. 포수로서도 비슷한 생각인가.
몇 년 전부터 어린 투수들이 확 늘어났는데 이제 그 선수들이 연차가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정)해영이나 (전)상현이 같이 필승조 투수들이 경험을 확실히 쌓아서 더 발전할 여지가 충분하다. (이)준영이 형이나 (김)대유 형도 불펜에서 큰 힘이 될 거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팀 마운드 뎁스가 더 단단하면서 강해졌다고 느낀다.
올 시즌 개인으로서나 팀으로서나 정말 중요한 시기가 될 듯싶다. 주전 포수와 함께 꼭 그리고 싶은 순간이 있나.
예전부터 나에게 (주전) 기회가 왔지만 부족해서 자리를 못 잡았다. 이번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겠단 마음가짐으로 시즌을 준비하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6년 전처럼 우승을 한 번 더 해보고 싶다. 프로 선수라면 당연히 우승을 꿈꿔야 한다. 이미 한 번 그 희열을 느꼈기에 더 간절하다. 주전 포수로서 팀 우승과 함께 우승반지를 한 번 더 끼고 싶다. 우승 포수로 헹가래를 받을 수 있다면 더 행복할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