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사진=스포츠춘추)
법무법인 지암 김선웅 변호사(사진=스포츠춘추)

[스포츠춘추]

두산 베어스 투수 이영하(26)가 학교 폭력 혐의 재판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영하는 서울 선린인터넷고 재학 때의 학교 폭력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재판부는 5월 31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로 이영하는 2021년 2월 말부터 2년간 시달린 '학폭' 의혹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

같은 날 오후 두산은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이영하와 1억 2,000만 원에 2023시즌 연봉 계약을 했다”“이영하가 6월 1일부터 구단 공식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스포츠춘추에 “선수가 무죄를 받은 만큼, 향후 선수 생활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실전 감각을 찾는 게 가장 큰 관건이지만, 다행히 선수 본인이 마운드 복귀를 향한 의욕이 매우 강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의 관계자는 “이영하가 그간 개인 훈련을 통해 몸을 잘 만들어 온 것으로 안다. 시즌 초 개인 훈련 중 어깨를 살짝 다쳤지만, 지금은 ‘정상적으로 회복해 괜찮다’고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이영하의 법률 대리인 김선웅 변호사(법무법인 지암)는 “처음부터 무죄 판결을 향한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변호사와의 인터뷰다.


“학폭 이슈, 당사자들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새 절차 필요해”

5월 31일 선고공판 뒤 취재진 앞에서 선 이영하(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5월 31일 선고공판 뒤 취재진 앞에서 선 이영하(사진=KBS 뉴스 화면 캡처)

이영하 법률 대리인으로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끌어냈다.

처음부터 이영하 선수의 무죄를 확신했다. 다만, 재판을 준비하면서 마음 한편에 걱정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어떤 걱정이었나.

학교 폭력 관련 이슈다 보니, 여론이 워낙 민감했다. 유죄가 확정된 것도 아닌데, 선수를 향한 시선이 너무나도 엄중했다. 일련의 과정에서 혹여나 재판부가 선입견을 갖게 될까 봐 두렵기도 했다. 결과적으론 그렇지 않았다.

검찰이 항소할 것으로 보나.

가능성이 크다. 항소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

검찰 항소가 이영하의 향후 경기 출전에 영향을 미칠까.

전혀. 오늘 오후 이영하 선수와 두산 구단이 계약하지 않았나.

재판부가 왜 무죄 판결을 내렸다고 보나.

피해자 주장 외엔 입증할 근거가 없었다. 또한 피해자와 증인들 주장에 차이가 있었다. 실제 기록과 피해자 진술이 엇갈린 부분도 있었다.

선고공판 뒤 이영하는 "무고죄를 따로 다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그렇다. 이영하 선수는 이제 야구에만 전념할 계획이다. 마운드에서 떠난 뒤 공백기가 벌써 1년 가까이다. 여기서 다른 재판을 또 열어 신경을 쏟기보단 야구장 복귀에 더 힘쓰고자 한다.

재판을 준비하면서, 선수가 따로 걱정했던 게 있었나.

딱히 없었다. 선수 본인도 해당 사안에 결백을 확신했기에 무죄를 예상했다.

이번 무죄 판결이 스포츠계에 전달하는 메시지가 있을까.

사실관계가 분명치 않은 사안이 이런 식으로 해결되는 게 과연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든다. 가해자로 지목된다고 무작정 공격받아 마땅한 게 아니다. 스포츠계에 분쟁 조정 기구라든지,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 어떤 과거사를 다룰 때, 당사자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절차 말이다.

인터뷰에 앞서 "이번 재판을 통해 변호사로서 느낀 바가 크다"고 말했는데.

이영하 선수는 2018년 승부조작 제안을 거절한 뒤 이를 구단에 신고해 ‘모범적인 선수’로 칭찬받았다. 그런 선수가 한순간 ‘학폭 논란’에 휩싸여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런 일이 발생한 계기에 안타까움이 들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보나.

오랜 시간 지속된 운동부 문화에 소외당하고 상처받는 경우가 계속 생기고 있다. 운동부 문화에 대한 문제는 분명 존재한다. 시스템을 주목해야 한다.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개인 한 명에 초점을 맞춰 책임을 묻는 것에 그치고 있다. 이젠 문화 전반을 살펴볼 때다. 어떻게 하면 상처받은 이들을 더 보호하고 감쌀 수 있을지, 그게 우리 사회가 고민할 영역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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