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한화 이글스가 어수선했던 분위기를 딛고 나아간다.
한화의 4월은 그야말로 ‘험난’했다. 24경기 동안 승률 0.261에 그치며 개막 전 3월 시범경기가 무색할 정도로 부진 속에 헤맸다.
그런 한화가 5월 한 달을 11승 2무 10패(승률 0.524)로 마무리했다. 이에 야구계는 ‘5월’ 한화 순항 비결로 단연 마운드의 역할을 손꼽고 있다.
한화의 5월 선전 비결? 마운드가 ‘열일’했다

선발진에선 외국인 듀오가 빛났다. 우완 펠릭스 페냐는 지난 한 달 5경기를 선발 등판해 31이닝을 던져 3승 1패 11볼넷 27탈삼진 평균자책 2.03을 기록했다.
개막전 ‘60구’를 던지고 이탈한 버치 스미스 대신 지난 4월 말 팀에 합류한 리카르도 산체스가 한화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4경기(2승 0패)를 던져 20이닝 동안 2점만 내준 것.
“선발 둘이 확실히 중심을 잡아주면, 팀에 안정감이 돌 수밖에 없다.” 정민태 SPOTV 야구 해설위원의 얘기다.
한화의 5월 선전 비결은 이뿐만이 아니다. 정 위원은 ‘불펜’을 강조했다.

한화 불펜은 두 달 연속 리그 최다 이닝(4월 106.0-5월 95.0)을 기록하며 팀을 지탱하고 있다. 특히, 5월엔 ‘승부처’에 강한 면모를 선보이며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린 건 불펜이었다.
이에 정 위원은 “마운드 위 한화 필승조는 현시점 어느 팀과 맞붙어도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라며 “불펜 안정화엔 베테랑 이태양의 역할이 상당했다”고 전했다.
이태양은 지난해 11월 FA를 통해 친정 팀에 복귀했다. 올 시즌 17경기(2선발)에 등판해 25.2이닝을 던져 5볼넷 19탈삼진 평균자책 1.75로 전천후 활약을 과시 중이다. 선발로도 활용이 가능한 이태양의 매력은 ‘멀티 이닝’ 소화다. 개막 뒤 아웃카운트 4개 이상 책임진 경기가 벌써 8차례다.
한편, 한화 불펜진은 매달 100이닝 가까이 소화하고 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이대로라면 과부하를 피할 수 없다”며 “이런 페이스를 과연 시즌 내내 이어갈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우려의 목소릴 냈다.
실제로 한화의 승리 공식엔 마운드 비중이 너무 크다. 한화 타선은 개막 뒤 줄곧 리그 타율 최하위에 그쳤다. 5월 31일 경기 종료 기준, 시즌 OPS(출루율+장타율)도 0.617로 리그 최악이다.
이처럼, 한화 마운드가 4월에 이어 5월마저 ‘악전고투’를 펼치고 있다. 타선이 이젠 응답할 차례다. 한화는 외국인 타자 교체를 그 계기로 삼고자 한다.
새 외국인 타자, 과연 한화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한화 타선이 6월 큰 변화를 앞뒀다. 새 외국인 타자 영입이 임박했다. 한화는 5월 31일 기존 외국인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방출했다.
개막을 앞두고, 당초 한화의 클린업 트리오 계획은 ‘노시환-오그레디-채은성’이었다. 오그레디가 부진하면서 그 밑그림이 실패로 돌아갔다.
2군 조정에도 도통 효과를 보지 못한 오그레디는 결국 1군 86타석 동안 ‘0홈런-40삼진’이란 초라한 기록을 남기고 떠났다.
“한화의 경우, 지난 두 달을 외국인 타자 없이 치른 셈이다. 타선이 워낙 힘든 상황 아닌가. 누가 합류하든, 지금 시점에선 아무래도 긍정적인 부분을 더 기대할 수밖에 없다.” 정민태 위원의 전망이다.
한화는 올 시즌 팀 전체 홈런 70%를 팀 핵심 타자인 노시환(9홈런), 채은성(8홈런)에게 의존하고 있다. 둘이 4월부터 분전했지만, 어느덧 힘에 부치는 모습이다. 5월 들어, 채은성의 페이스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새 외국인 타자의 합류는 둘의 부담을 덜어줄 기회다.
한화는 ‘타자 버전’ 산체스를 기대한다. 산체스는 별다른 적응 기간 없이 KBO리그에 연착륙 중이다. 새 외국인 타자는 과연 한화의 희망이 될 수 있을까.
한화 팬들은 그간 어수선한 팀 분위기에 ‘5월 선전’을 온전히 즐기지 못했다. 잇따른 외국인 선수 옥석 고르기 실패도 한몫했다.
다행히 산체스는 그 악몽을 순조롭게 지워가고 있지만, 한화는 개막 후 두 달 만에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새 외국인 타자 활약에 많은 이목이 쏠릴 까닭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