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주세종(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미드필더 주세종(사진 가운데)(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춘추]

“칭찬이 쌓일수록 커지는 건 자신감이 아니었다.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과 조급증이었다.” 대전하나시티즌 간판 미드필더 주세종의 얘기다. 

대전은 승격팀이다. 지난 시즌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K리그1 복귀에 성공했다. 2015시즌 강등된 이후 8시즌 만이다. 

대전이 축구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2023시즌 K리그1 17경기에서 7승 4무 6패(승점 25점)를 기록 중이다. K리그1 12개 구단 가운데 5위다. 대전은 올 시즌 단독 선두 울산 현대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는 등 강렬한 경기력을 보인다. 


칭찬이 무섭다? 대전 향한 축구계 기대가 커진 건 2020년부터 

대전 공격 핵심 레안드로(사진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 공격 핵심 레안드로(사진 오른쪽)(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개막 5경기 무패를 기록했다. 2월 26일 올 시즌 개막전 강원 FC와의 홈경기를 시작으로 5경기에서 3승 2무를 올렸다. 이후엔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을 상대로 승점 3점을 가져왔다. 

대전 이민성 감독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K리그1 잔류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이 선전할수록 축구계에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대전을 향한 기대가 큰 이유는 또 있다. 대전은 2020년 대전시 지원을 받는 시민구단에서 하나금융그룹을 모기업으로 하는 기업구단으로 재창단했다. K리그에서 시민구단이 기업구단으로 전환된 유일무이(唯一無二)한 사례다. 

대전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선수 보강은 물론이고 클럽하우스, 식당 등의 시설을 최신식으로 바꿨다. 대전월드컵경기장 시설, 잔리 관리 등도 철저히 했다. 그런 대전에 2시즌 연속 승격 실패란 경험이 더해졌다. 대전이 끈끈해진 계기다. 

대전 수비수 조유민은 “우린 경기를 치를수록 단단해지는 팀”이라며 “한 선수에게 크게 의존하기보단 단단한 조직력을 우선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엔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면 패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축구계의 기대가 크다 보니 부담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를 동료들과 함께 이겨냈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경쟁력을 보이고 있지 않나. 올 시즌 무승부를 기록하면 ‘잘했다’는 얘길 듣는다. 어느 팀을 만나든 부담 없이 부딪히는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듯하다.” 조유민의 얘기다. 


‘승격팀’ 대전은 서두르지 않는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축구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은 축구계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을 향한 고비가 찾아온 건 5월이었다. 대전은 10일 수원FC전 승리 이후 한동안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했다. 13일 포항 스틸러스 원정을 시작으로 4경기에서 승리가 없었다. 

28일 울산 현대전에선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대전이 전반전을 3-1로 마치고도 승점 3점을 챙기지 못한 것. 

주세종은 “축구계는 올 시즌 개막 전만 해도 강등 후보 중 하나로 대전을 꼽았다”“우리가 좋은 성적을 낼수록 ‘더 높은 곳을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처음엔 좋았다. 선수단에 자신감이 넘쳤다. 누굴 만나든 잃을 게 없었다. 팀당 1경기씩 마치고 난 뒤부터 달라졌다. 칭찬과 기대가 커졌다. 0-0인 상황인데 불안해지는 걸 느꼈다.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부담이었다. 선제 실점을 하는 날엔 조급해지면서 경기를 그르쳤다. 방법은 하나다. 늘 그래왔듯이 서로를 믿고 나아가야 한다. 우리가 훈련장에서 준비한 걸 내보이는 데만 집중해야 한다. 함께 이겨내야 한다.” 주세종의 말이다. 

대전은 6월 10일 광주 FC와의 홈경기를 마친 뒤 재정비의 시간을 갖는다. 6월 A매치 휴식기다. 대전 이민성 감독은 이 기간 ‘초심’을 찾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초심을 잃지 말자. 자주 하는 얘기다. 승격 과정이 쉽지 않았다. 올 시즌 개막전을 준비하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K리그1에서의 모든 승리도 똑같다. 모두가 모든 걸 쏟아내서 얻은 결과다. 여기에 운까지 따르면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다. 몇 경기 지는 거 괜찮다. 몇 경기 패해도 강등권으로 내려앉지 않는다. 눈앞의 결과에 신경쓰지 않았으면 한다. 우린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하다. 늘 하던 대로 잃을 것 없이 부딪히는 대전으로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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