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미국 준비로 한창 바쁠 시기로 안다. 집에 쉬고 싶을 텐데, 친구들 보겠다고 와준 게 고맙다.” 2024 KBO 신인 드래프트 현장에서 만난 서울고등학교 내야수 여동건이 쑥스러운 듯 마음을 전했다.
다름 아닌 서울고 동기인 이찬솔을 향한 메시지였다. 두 달 전 메이저리그(MLB) 보스턴 레드삭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이찬솔이 9월 14일 드래프트 현장에 등장한 것.
“재밌을 것 같아 이곳을 찾았다. 휘문고 (이)승민이, 성남고 (이)재상이를 포함해 서울권 친구들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알던 친구들이다. 그래서 오늘 더 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이날 드래프트 행사 전 스포츠춘추와 만난 이찬솔의 말이다.
이어 이찬솔은 “특히, (여)동건이나 (전)준표는 3년간 학창 시절을 같이 보낸 사이라 각별하다. 오늘 꼭 좋은 순번에 지명받았으면 좋겠다”며 두 명을 콕 집어 언급했다.
이찬솔의 바람은 현실이 됐다. 이날 서울고 우완 전준표는 1라운드 8순위에 키움 히어로즈의 선택을 받았고, 여동건 역시 2라운드 12순위로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찬솔은 2005년생 우완 투수로 185cm, 88kg의 다부진 신체 조건을 지녔다. 지난해 고교 2학년 때부터 150km/h가 훌쩍 넘어가는 강속구를 던져 많은 이목을 끌기도 했다. 빅리그까지 참가한 ‘이찬솔배’ 경쟁에서 결국 미소 지은 건 보스턴이었다.
그런 이찬솔이 9월 미국 교육리그 합류를 앞두고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한동안 공 던지는 걸 쉬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던지기 시작했다. 교육리그 합류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차주 미국에 가서 짧은 일정을 소화한다.”
그 뒤 이찬솔은 한국에서 겨울을 보낼 계획이다. 겨울이 끝나면, 스프링캠프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에 나선다. 마침내 꿈에 그리던 빅리그를 향한 여정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찬솔은 이미 현지에 건너가 보스턴의 육성 시스템을 확인한 바 있다. 이에 이찬솔은 “내년이 벌써부터 기대된다”며 “훈련장을 살펴봤는데, 어느 하나하나 손꼽을 새가 없이 최고의 시설을 갖췄다. 선수 개개인에 맞춰 훈련 및 투구 스케줄이 있더라. 내 몸 상태나 환경에 맞는 훈련 스케줄도 따로 준비 중이라고 들었다. 그런 부분에서 기대가 매우 크다”고 했다.
빅리그를 향한 첫 발걸음을 준비 중인 이찬솔이다. 선수 본인이 꿈꾸는 미래의 모습은 어떨까.
“육성 파트에서 더 정확한 판단을 내려주겠지만, 구단 스카우트들은 ‘선발 투수’에 비중을 뒀다고 들었다. 나 역시 선발 투수를 꿈꾼다.” 펜웨이파크 마운드를 목표로 하는 앳된 소년의 포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