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포수 조형우(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SSG 포수 조형우(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스포츠춘추]

SSG 랜더스가 흔들리고 있다. 18일 기준, 5연패는 물론이고, 9월에만 2승 1무 11패로 승률 0.154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KBO리그 10팀 가운데 최악이다.

전반기만 해도 선두 LG 트윈스를 2.5게임차로 맹렬히 추격하던 팀이 어느새 리그 6위로 밀려난 까닭이다.

잇따른 부침에도 희망찬 대목이 존재한다. 하루가 다르게 성장 중인 신예 조형우다. SSG는 최근 조형우에게 주전 포수 마스크를 맡겨 많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에이스인 김광현과도 호흡을 맞추는 게 일상다반사일 정도.

이에 지난 8월 말 SSG 김원형 감독은 “빈말이 아니라, (조)형우는 경기를 출전할수록 기량이 계속 발전 중”이라며 “(김)광현이가 최근 들어 형우와 호흡을 맞추고 싶어 하더라. 때론 형우가 경험이 부족하다면, 베테랑이 된 광현이가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신구 배터리 듀오를 향해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내 강점이 약점으로 평가받아 답답했다” 후반기 들어 되찾은 ‘강한 어깨’

SSG 포수 조형우(사진=SSG)
SSG 포수 조형우(사진=SSG)

조형우는 2002년생 우투·우타로 광주제일고등학교를 졸업해 2021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8순위로 SK 와이번스(SSG 전신) 유니폼을 입었다.

1군 데뷔는 지난해였다. 2022시즌 9경기 동안 13타석을, 포수로는 5경기(1선발) 동안 20이닝을 뛴 게 전부다. 프로 3년차를 맞이한 올해는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기대를 모았지만, 전반기엔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했다.

그런 조형우가 8월부터 주전 포수로 활약 중이다. 사령탑인 SSG 김원형 감독은 “(조)형우는 어린 선수지만 안정감을 갖췄다. 볼도 잘 잡고 블로킹도 준수하다. 송구의 경우, 다른 팀과 비교가 무색할 정도로 좋다. 상대하는 팀마다 형우의 어깨를 경계한다”고 칭찬한 바 있다.

18일 기준, 조형우는 올 시즌 1군에서만 100타석(129)을 돌파했고, 포수 수비론 300이닝(299.2) 가까이 소화했다. 특히, 후반기엔 강한 어깨를 거듭 과시 중이다. 주자가 뛰는 족족 저격해 마운드 위 투수를 돕고 있다.

참고로 올 시즌 200이닝 이상 소화한 KBO리그 포수 18명 가운데, 조형우의 도루저지율(0.341)은 4번째로 높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도루저지율 0.563을 기록한 재능이 올해 빛나고 있는 셈이다.

지난 17일 잠실에서 만난 조형우는 “진작 1군 무대에 적응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아직도 긴장이 많이 되지만 최근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이전과는 달리 안정감이 쌓여가는 듯싶다”고 밝혔다.

이어 조형우는 “이젠 다르다. 경기에 자주 출전하면서 마음을 편히 먹게 됐고, 좋은 감각이 유지하면서 ‘잘할 수 있다’는 자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조형우였기에 스스로 극복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나 스스로 자신감이 있던 부분이 ‘도루저지’였는데, 1군 초기엔 도루를 계속 허용해 오히려 약점으로 평가받아 답답했다. 자신감을 찾기 위해서 코치님들과 열심히 준비한 게 최근 결실을 보고 있다.”


‘후배 키우기’에 진심인 ‘형들’, 조형우는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SSG 3년차 신예 포수 조형우(사진 왼쪽부터), 좌완 베테랑 김광현(사진=SSG)
SSG 3년차 신예 포수 조형우(사진 왼쪽부터), 좌완 베테랑 김광현(사진=SSG)

그런 조형우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지지해 주는 이들이 있다. 바로 팀 선배들이다. 마운드 위 투수들부터, 경쟁 상대이기도 한 베테랑 포수들까지, 모두 ‘새싹’ 조형우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최근 조형우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선발 투수 김광현과 커크 맥카티가 대표적이다. 특히, KBO리그 ‘전설’ 김광현은 빅리그를 포함해 프로에서만 16시즌을 뛴 바 있다.

이를 두고, 조형우는 “경기 전 전력분석 미팅 때 (김)광현이 형, 맥카티에게 참 많이 배운다. 타자와의 수싸움이라든지 특정 상황 대응 능력에서 말이다.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고 높은 위치에 있던 선배들이기에 큰 믿음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조형우가 많이 의지하는 선배는 1군에서 포수 마스크를 나눠 쓰고 있는 베테랑 김민식이다.

“경기 결과가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항상 격려해 주신다. 안 좋았던 상황엔 ‘어쩔 수 없는 거였다’며 내가 마음을 편히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신다. 경험 많은 선배이기에 경기에 나설 때마다 조언을 구하기도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재원과 이흥련 또한 ‘후배 키우기’에 진심이다. 조형우가 “두 선배도 도움을 많이 주신다. 조언도 조언이지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야구할 수 있도록 경기 외적으로도 잘 챙겨주시고 있다”고 말한 까닭이다.

‘곡식은 농부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는 격언이 있다. 정성을 들인 만큼, 탐스러운 결과를 낼 수 있다. SSG 역시 해당하는 얘기다.

“경기가 시작되면 내 어린 나이는 상관없다. 매 순간 자신감 있게 경기에 나서야 한다. 포수는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책임감이 막중하다. 팀에 더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안방마님’ 조형우가 나날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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