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구단주 피터 세이들러(Peter Seidler)가 11월 15일(한국시각) 향년 63세로 세상을 떠났다. 다음은 구단 공식 발표와 현지 매체를 통해 보도된 내용이다:
* 파드리스 구단은 공식적으로 사인을 밝히지 않았지만, 세이들러 구단주의 사망은 암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세이들러는 과거 두 차례 비호지킨 림프종으로 치료를 받은 이력이 있고, 지난 9월에도 의료 시술을 받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 세이들러는 떠났지만 그의 가족이 앞으로도 파드리스 대주주 지위를 유지할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셸, 어머니 테리, 세 자녀와 아홉 형제자매가 있다.
* 파드리스 구단은 화요일 오후 펫코 파크의 홈 플레이트 게이트를 개방해 팬들이 모여 조의를 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고 피터 세이들러는 누구인가
고인이 된 피터 세이들러는 과거 LA 다저스 구단주였던 월터 오말리의 손자이자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다저스 구단주가 된 피터 오말리의 조카다. 사모펀드 투자 회사 세이들러 에쿼티 파트너스(Seidler Equity Partners)의 공동 설립자인 세이들러는 2012년 파트너 론 파울러와 투자그룹을 구성해 샌디에이고 구단을 인수했다. 이후 2020년 11월부터 공식적인 구단주 자리에 올랐다.
세이들러의 적극적인 투자로 선수진을 보강한 샌디에이고는 2020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14년 간의 가을야구 가뭄을 끝냈고, 2022년에는 LA 다저스를 디비전 시리즈에서 꺾고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2023년엔 뉴욕 양키스-뉴욕 메츠에 이어 세 번째로 높은 페이롤 2억 5천만 달러로 개막전을 맞이했고, 메이저리그 티켓 판매 2위와 프랜차이즈 두 번째 3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ESPN은 “샌디에이고는 TV 중계방송 시장 점유율이 하위권이고 전국적으로 인기 있는 팀은 아니다. 그러나 세이들러는 소유주 그룹이 제대로 투자한다면, 지역 주민들이 팀을 중심으로 결집할 것이라 믿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에 그 비전이 현실이 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세이들러는 자신의 능력을 단순히 파드리스가 승리하고 좋은 성적을 올리는 데만 사용하지 않았다. 그는 샌디에이고 지역의 주요 홍보대사로 활동했고, 샌디에이고 전역의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모임을 주최하는 '화요일 그룹'을 결성했다. 지역 암 연구를 위해 1,800만 달러 이상을 모금하는 데 도움을 주기도 했다. ESPN은 “세이들러가 팀을 이끌기 시작한 이후 소외된 지역사회를 지원하는 재단에 대한 기부금이 10배 이상 증가했다”면서 “구단과 지역사회에서 세이들러는 매우 열정적이고 충성스러우며 친절한 사람으로 좋은 평판을 쌓았다. 그는 사람들의 좋은 점을 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이야기하는 사람이었다”라고 찬사를 전했다.
MLB 커미셔너 롭 만프레드는 성명을 통해 “피터의 사망 소식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 피터는 야구 가문에서 자랐고, 평생 동안 야구에 대한 그의 사랑은 분명했다. 그는 샌디에이고 팬들이 항상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팀을 만드는 데 열정적이었다. 피터는 파드리스가 샌디에이고의 지역 사회, 특히 노숙자 커뮤니티를 위한 솔루션의 일부가 되도록 노력했다. 그는 파드리스와 메이저리그 야구를 통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다른 사람들을 돕는 일에 열렬한 지지자였다”고 추모했다.
에릭 그레업너 파드리스 사장은 성명에서 “피터는 아내와 자녀, 가족에게 헌신적인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이었다. 또한 다른 사람들, 특히 불우한 이웃에 대한 진심 어린 동정심을 꾸준히 보여줬다. 그가 샌디에이고시와 야구계에 미친 영향은 여러 세대에 걸쳐 느껴질 것이다. 그의 관대한 정신은 이제 파드리스의 조직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다. 그는 우리 구단의 회장이자 구단주였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파드리스의 팬이었다. 그가 정말 그리울 것”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샌디에이고 투수 다르빗슈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세이들러 구단주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다. 내가 ‘피터 세이들러는 정말 멋진 사람이다’라고 말하면 모든 사람이 동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인생의 선생님이었고 나에게 많은 교훈을 줬다. 그의 아름다운 영혼이 안식을 취하길 빈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