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과 만나 미소짓는 이정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취재진과 만나 미소짓는 이정후(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인천국제공항]

“하성이 형이 제 쪽으로 친 타구는 정말 이빨로라도 잡을 겁니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시즌을 앞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절친 김하성 상대로 승부욕을 드러냈다. 앞서 김하성이 “이정후가 나한테 치면 봐주는 것 없이 다 잡겠다”고 선전포고한 데 대한 대답이다. 

이정후는 2월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팀 야수조 스프링 트레이닝은 2월 21일(한국시각)부터 시작이지만, 실외 훈련과 현지 적응을 위해 20일 일찍 비행기에 올랐다.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기 위해 남들보다 일찍 준비를 시작했다.

이정후의 소속팀 샌프란시스코가 속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엔 김하성, 고우석의 소속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있다. KBO리그에선 같은 팀 소속의 절친한 선배였던 김하성과 이제는 라이벌팀 주축 선수가 돼서 대결하게 된다. 역시 절친한 친구이자 여동생의 남편(매제)인 고우석과도 투타 대결이 예정돼 있다.

지난달 20일 먼저 출국한 김하성은 ‘이정후와 적으로 만나게 됐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봐주지 않겠다”고 답한 바 있다. 그는 “시즌 때 만나면 어쨌든 적”이라며 “정후가 나한테 치면 봐주는 거 없이 다 잡겠다”고 선언했다. 친한 후배이자 동생이지만 운동장에서는 선수 대 선수로 상대하겠다는 각오다.

같은 질문을 받은 이정후는 웃으며 “(하성이 형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봐주면 같은 팀 투수들에게도, 우리 플레이를 보러 온 팬분들에게도 예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할 때는 사적인 감정은 다 빼고, 선수대 선수로 경기하겠다. 형이 나에게 치는 건 정말 이빨로라도 잡겠다”는 말로 좌중을 웃겼다. 

“봐주지 않겠다”던 김하성은 곧이어 “정후가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서 다행이고 축하한다. 부상만 없다면 한국의 이정후가 미국의 이정후 그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정후가 이정후하는’ 시즌을 만들 것”이라는 덕담으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한 바 있다.

이정후 역시 김하성을 향해 고마운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하성이 형과 만날 수 있으면 만나서, 궁금한 것을 물어보겠다. 하성이 형이 워낙 잘 알려준다”며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둘 일만 남았다. 중요한 시즌을 앞둔 만큼, 아프지 않고 항상 하던 대로 잘해서 좋은 성적을 냈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올겨울 함께 포스팅해 빅리그 계약에 성공한 고우석을 향해서도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와 2+1년 총액 940만 달러에 계약해 김하성과 팀메이트가 됐다. 이정후는 “우석이도 잘했으면 좋겠다. 같이 잘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후는 “하성이 형도 있어서 적응하는 데 좀 더 수월할 거다. 자기가 꿈꾸던 무대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까, 부상 없이 함께 잘했으면 좋겠다”고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