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고척돔 훈련 중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와 대화하고 있는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16일 고척돔 훈련 중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와 대화하고 있는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사진=스포츠춘추 배지헌 기자) 

[스포츠춘추=고척]

“출국 전날 감독님께서 저를 부르셨길래 긴장한 채로 갔습니다. 거기서 말씀하시더군요. ‘축하한다. 일단 한국은 같이 가자’고.”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이 개막 26인 로스터 진입을 꿈꾼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길지 않다. 이 때문에 고우석을 향해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파드리스와 LA 다저스는 오는 3월 20,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MLB 월드 투어 서울 시리즈를 치른다. 이는 한국 사상 최초의 MLB 개막전이다. 이에 파드리스는 지난 15일 고우석이 포함된 31인 예비 로스터를 발표한 바 있다.

이들과 함께 15일 한국에 도착한 파드리스는 17일 한국 야구대표팀, 18일 LG 트윈스와 연습경기를 치른다. 해당 과정을 통해 26인 로스터를 최종적으로 판가름하겠단 계획이다. 앞서 시범경기 동안 5경기 평균자책 12.46을 기록하는 등 아쉬움이 많았던 고우석에겐 ‘증명의 시간’이 될 전망이다.

참고로 고우석의 연습경기 등판 일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6일 훈련이 끝난 뒤 팀 미팅을 거쳐 결정될 전망이다. 만일 18일 등판 시 친정 LG와 맞붙게 될 고우석이다. 이와 관련해 고우석은 “(오)지환이 형이랑 통화를 했는데, ‘헛스윙을 해줄 테니 그냥 가운데로 공을 던지라’고 농담하더라”며 전했다. 또 최근 LG 새 마무리로 연착륙 중인 유영찬을 향해 “너무 잘하고 있다. 그런데, 2년 차부터 곧장 마무리가 된 건 부럽다”고 웃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투수 고우석(사진=스포츠춘추 김종원 기자)

파드리스는 16일 오후 고척에서 훈련을 진행했고, 투수조 일원인 고우석도 단체 러닝, PFP(Pitchers Fielding Practice) 등을 소화했다. 또 이날 훈련에 앞서 고우석은 더그아웃에서 루벤 니에블라 투수코치와 긴 시간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훈련 종료 뒤 취재진과 만난 고우석은 당시 대화 주제를 떠올리며 “오늘(16일) 훈련 일정, KBO-MLB 공인구 차이 등에 대해 얘길 했다”면서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연습경기에서 맞붙을 예정인 LG 및 대표팀 타자들의 정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깜짝 놀랐다”고 언급한 고우석은 “파드리스 구단 분석 자료의 수준이 워낙 높았다. 내가 생각했던 한국 타자들의 특징이 그대로 적혀 있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공을 던지는 감각이나 공에 힘을 더하는 느낌이 이전보다 부족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막 로스터 결정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가능한 한 그런 부분을 채우려고 노력 중이에요. 어떻게든 개막 로스터에 들어가야죠.”

최근 부진에 대한 고우석의 설명이다.

일각에선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13일 애리조나전) 내용을 본 뒤 고우석의 볼 스피드 저하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고갤 저은 고우석은 “구단 자체 분석에 따르면 그날 볼 스피드는 평소처럼 94, 95마일(151.3~152.9km/h)을 기록했다”고 해명했다.

말 그대로 ‘눈을 깜빡거리면’ 서울 시리즈 개막 로스터 발표가 다가온다. 고우석에겐 하루하루가 ‘살얼음판’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 대목. 그러나 16일 훈련 및 인터뷰 내내 밝은 표정을 유지한 고우석이다. 개막 로스터 진입이 끝내 성사되지 않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느껴질 정도였다.

“이번 로스터에 들지 못해도 (앞으로) 더 도전해야죠. 다시 도전해서 들어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할 겁니다.” 고우석의 포부다.

고우석은 끝으로 “항상 팬들의 응원 덕분에 자부심과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오늘 용산에 열린 유소년 야구클리닉에서도 어린이 팬들에게 큰 힘을 얻었다. ‘멋진 것’과 ‘잘하는 것’, 둘은 다르다. (둘 모두 어울리는)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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