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일 하트(사진=NC)
카일 하트(사진=NC)

 

[스포츠춘추]

KBO리그를 평정한 NC 다이노스의 좌완 에이스 카일 하트가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으며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트는 2024시즌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57이닝을 소화하며 13승 3패, 평균자책 2.69를 기록했다. 182탈삼진을 기록해 KBO리그 탈삼진 1위에 올랐고, 평균자책과 승률은 2위, 다승은 3위를 기록했다. 또한 17차례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달성하며 안정적인 선발 투수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하트는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상인 '제11회 BNK부산은행 최동원상'을 수상했다. 이는 지난해 NC 투수 에릭 페디가 받았던 상이다. 페디는 KBO리그 3관왕에 오른 뒤 여러 메이저리그 구단의 러브콜을 받았고, NC 다이노스의 잔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2년 1500만 달러 계약을 맺고 빅리그에 복귀했다. 페디는 올해 시카고와 세인트루이스에서 9승 9패 평균자책 3.30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하트 역시 미국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유명 야구 분석 매체 팬그래프가 선정한 2024-25 자유계약선수(FA) 50인 랭킹에서 하트는 48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올 시즌 뉴욕 메츠의 주축 선발투수로 163이닝을 던진 호세 퀸타나(49위)보다도 한 계단 높은 순위다.

에릭 롱게하겐 팬그래프 필자는 하트에 관해 "시애틀 마리너스 산하 트리플A에서 활약할 당시와 비교해 투구 패턴에 변화가 있었다"면서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에서 시속 90마일(약 145km/h) 패스트볼을 더 많이 구사하는 방식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롱게하겐 기자는 "하트의 체인지업은 2024시즌 뛰어난 헛스윙을 유도했지만, 이는 구위보다는 제구력에 기인한 것"이라며 "커터와 가끔 구사하는 느린 커브로 변화구의 속도와 구질에 변화를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5선발이나 6선발 정도로 보이며, 빠르지 않은 구속 때문에 메이저리그 타자들을 상대로 패스트볼 위주의 투구가 통할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팬그래프의 벤 클레멘스 필자는 하트가 3년 총액 2400만 달러(약 320억원)의 계약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팬그래프 독자설문 예상치 중간값은 2년 1450만 달러(약 193억원)였다. 팬그래프의 ZiPS 프로젝션 시스템은 2025년 하트의 메이저리그 성적을 130이닝 평균자책 4.45, FIP 4.38, WAR 1.5승으로 전망했고, 9이닝당 9.60개의 탈삼진을 잡을 것으로 예측했다.

MLB닷컴도 하트를 제임스 네일(KIA 타이거즈), 찰리 반스(롯데 자이언츠),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 에런 윌커슨(롯데 자이언츠) 등 다른 외국인 투수들과 함께 주목할 만한 인재로 꼽았다. 이 매체는 "2024년 KBO리그가 타자 친화적인 리그였음에도 이들이 인상적인 성과를 남겼다"면서 "하트의 WHIP 1.03이 인상적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KBO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한 하트가 지난해 페디의 전철을 밟을지 주목된다. NC 구단도 에이스 잔류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나, 메이저리그 구단과의 몸값 경쟁을 당해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2년 연속 팀 에이스의 거취를 놓고 NC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줄다리기가 예고되는 가운데, 최동원상 수상자의 향후 행선지에 야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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