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사진=토트넘 SNS)
토트넘 홋스퍼 선수단(사진=토트넘 SNS)

 

[스포츠춘추]

손흥민의 소속팀이자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명문 구단 토트넘 홋스퍼가 구단명을 '토트넘'으로 표기하지 말아달라는 요청을 방송사들에 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의 잭 피트-브룩 기자는 22일(한국시간) 기사에서 최근 스카이스포츠의 중계 화면에서 생긴 변화에 주목했다. 지난 1월 19일 에버턴과의 경기에서는 앙헬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 감독"으로 표기되었지만, 2월 16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는 "토트넘 홋스퍼 감독"으로 소개됐다. 팀 그래픽에도 '토트넘' 대신 '스퍼스'라는 단어가 사용됐다.

잭 피트-브룩 기자에 따르면, 이러한 변화는 구단이 지난 2월 10일 프리미어리그 방송사들에 보낸 이메일 지침 때문이었다. "토트넘 홋스퍼 명칭 업데이트"라는 제목의 이메일에는 "팀명을 주로 '토트넘 홋스퍼'로 지칭하고, 짧은 버전으로는 '스퍼스'를 선호한다. 구단을 '토트넘'으로 지칭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구단 측은 이 요청의 이유를 간단히 설명했다. 토트넘은 런던 북동부 지역의 이름이지 구단의 이름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2011년부터 이어져 온 구단의 정책이며, 지난해 11월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을 발표하면서 재확인됐다.

구단의 "브랜드 플레이북"에는 "유나이티드, 시티, 로버스가 많은 세계에서 홋스퍼는 오직 하나, 토트넘 홋스퍼뿐이다. 팀이나 브랜드를 언급할 때는 '토트넘 홋스퍼', '토트넘 홋스퍼 풋볼 클럽' 또는 'THFC'를 사용해 달라. 우리 구단을 '토트넘', '토트넘 홋스퍼 FC' 또는 'TH'로 지칭하지 말라"라고 명시돼 있다.

이 지침은 프리미어리그 방송사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중계사에 전달됐다. 스카이스포츠가 그래픽을 변경한 것처럼 토트넘 경기를 중계하는 다른 네트워크들도 같은 변화를 적용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웹사이트도 이 방침을 따르고 있으며, "토트넘 홋스퍼" 또는 "스퍼스"만 사용하고 "토트넘"이라는 단어는 사용하지 않고 있다.

잭 피트-브룩 기자는 "구단명에서 지역명만 사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스톤 빌라'를 그저 '아스톤'으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를 '울버햄프턴'으로, 노팅엄 포레스트를 '노팅엄'으로 부르는 일은 드물다. 또한 맨체스터나 셰필드, 브리스톨처럼 같은 지역에 두 개 이상의 구단이 있는 경우도 있다.

반면 지역명만으로도 충분히 식별 가능한 구단들도 존재한다. 뉴캐슬이나 리즈, 레스터 같은 팀들은 모두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안다. 많은 스퍼스 팬들에게 '토트넘'이라는 이름은 자신들이 응원하는 팀을 나타내는 데 완벽하게 통용됐다.

피트-브룩 기자는 "이런 상황에서 왜 구단이 '토트넘' 대신 '스퍼스'를 선호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고 꼬집었다. '스퍼스'는 분명 EPL 내부에서는 유일무이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NBA의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이름이 겹친다. 또한 토트넘 지역은 143년 전 구단 창단부터 최근 새 경기장 건설까지 구단 역사와 정체성의 핵심이자 지역 커뮤니티와의 연결고리로, 팬들에게 '토트넘'이란 이름은 단순한 지역명이 아닌 자부심과 소속감의 상징이다.

피트-브룩 기자는 "많은 팬들에게 구단과 지역 사이에는 구분이 없다"며 "이들은 동의어나 다름없다"고 결론내렸다. 전세계의 토트넘 팬들은 구단의 공식 지침과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토트넘'이라는 이름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더게이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