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의 기쁨을 입수로 표현하는 사이고 마오(사진=LPGA SNS)
우승의 기쁨을 입수로 표현하는 사이고 마오(사진=LPGA SNS)

 

[스포츠춘추]

김효주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효주는 4월 28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의 더 클럽 칼턴 우즈(파72·6911야드)에서 열린 셰브론 챔피언십(총상금 80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한 김효주는 인뤄닝(중국), 아리야 주타누칸(태국), 린디 던칸(미국), 사이고 마오(일본)와 5인 연장전을 치른 끝에 준우승했다.

한국 선수들 중 이번 대회 최고 성적을 거둔 김효주는 연장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으나, 5피트(약 1.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사이고 마오에게 우승컵을 내줬다.

5언더파 211타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한 김효주는 3번 홀(파3)에서 보기를 기록하며 주춤했으나, 6~8번 홀에서 3연속 버디를 잡아내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이후 김효주는 안정적인 플레이로 보기 없이 파 세이브를 이어가며 상위권을 유지했다.

김효주에게 행운이 찾아온 것은 마지막 18번 홀(파5)이었다. 1타 차로 앞서 있던 주타누칸이 그린 주변 러프에서 샷을 시도하다 공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는 실수를 범했다. 주타누칸은 서둘러 다시 쳤지만 첫 번째 스윙이 스트로크로 인정되어 15피트 파 퍼트를 놓치며 보기를 기록했다. 이로써 먼저 홀아웃한 김효주가 극적으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이어 마지막 조에서 던칸과 사이고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7언더파 동타를 이룬 5명의 선수가 연장전을 치르게 됐다. LPGA 메이저 대회 역사상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한 연장전이었다.

연장전에서 인뤄닝은 이글 기회를 놓친 후 버디 퍼트도 홀 가장자리를 맞고 나왔다. 주타누칸 역시 버디 퍼트가 홀을 돌아 나오는 불운을 겪었다. 김효주는 두 번째 샷이 관중석을 맞는 바람에 무벌타 구제를 받아 러프에서 플레이했으나 안정적인 어프로치와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그러나 사이고 마오가 3피트(약 90c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사이고 마오는 "버디 퍼트 전에 너무 떨렸다"면서도 "최대한 침착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공이 홀 안으로 들어갔다"고 소감을 밝혔다. 23세인 사이고는 지난해 LPGA 투어 신인왕 출신으로, 이번 우승으로 LPGA 첫 우승과 동시에 첫 메이저 타이틀을 획득했다.

사이고는 이 대회 첫 일본인 우승자이자 일본의 다섯 번째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그는 일본 투어에서 6승을 거둔 바 있으며, 지난해 CPKC 위민스 오픈과 뷰익 LPGA 상하이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매우 치열한 경쟁이었고, 우승에 너무 근접했지만 해내지 못해 실망스러웠다"고 말한 사이고는 "올해는 우승해서 LPGA 타이틀을 획득하게 되어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120만 달러(약 16억 5천만 원)가 수여됐다. 사이고는 전통에 따라 18번 홀 그린 옆 파피스 폰드(Poppie's Pond)에 뛰어들며 우승을 자축했다. 그는 "물이 생각보다 깊어서 처음에는 익사할 줄 알았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에서는 김효주 외에도 여러 한국 선수들이 선전했다. 3라운드까지 사이고와 함께 공동 선두를 달리던 유해란은 마지막 라운드에서 7개의 보기(이글 1개, 버디 1개)를 범하며 5언더파 283타로 공동 6위에 그쳤다.

유해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도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지며 5위에 머물러, 올해도 마지막 라운드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했다. 다만 18번 홀 그린 주변 러프에서 이글을 성공시키며 위안을 삼았다.

고진영은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로 2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유해란, 세라 슈멜젤(미국)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최혜진은 최종 4언더파 284타로 공동 9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이자 당시 5연승을 달성했던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는 이번 대회에서 2언더파 286타로 공동 14위에 그쳤다. 코다는 "작년은 작년이다. 놀라운 해였지만 이제 과거일 뿐이고, 그것이 내 미래에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주는 연장전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올 시즌 여자 골프 메이저 대회는 6월 US여자오픈, 7월 에비앙 챔피언십과 위민스 브리티시오픈, 그리고 9월 위민스 PGA 챔피언십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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