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바람의 손자'가 '바람의 도시'에서 폭발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27)가 '윈디 시티' 시카고에서 시즌 4호 홈런을 포함한 3안타 폭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후는 5월 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6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3안타 활약으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03에서 0.312(138타수 43안타)로 크게 올랐다.
이날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SNS는 "바람의 손자가 바람의 도시에서 홈런을 터트렸다!(The Grandson of the Wind goes deep in the Windy City!)"라는 문구와 함께 이정후의 활약을 게재하며 극찬했다. '윈디 시티'(Windy City)는 시카고의 별명이며, '바람의 아들' 이종범 KT 위즈 코치의 아들인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로 불린다.
이정후는 팀이 2대 0으로 앞선 3회초 1사 1루에서 콜린 레이의 151km/h 속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작렬했다. 타구 속도는 170km/h, 비거리는 117.3m로 측정됐다. 지난 4월 14일 뉴욕 양키스전 이후 22경기 만에 터진 홈런이었다.
7회에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불펜 브래드 켈러의 156km/h 강속구를 받아쳐 중전 안타를 추가했다. 4월 24일 밀워키전(4타수 3안타) 이후 12경기 만에 멀티히트가 나왔다.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운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까지 5대 3으로 앞서갔지만, 마무리 라이언 워커가 동점을 허용해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10회에 양 팀 모두 득점에 실패한 가운데, 또 하나의 반전은 11회에 기다리고 있었다.
11회초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의 2루타와 패트릭 베일리의 적시타로 6대 5 리드를 잡았다. 이어 무사 만루 상황에서 이정후가 라이언 프레슬리의 초구를 밀어쳐 우전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후 이정후는 윌머 플로레스의 안타 때 득점까지 올렸다. 경기는 11회 한 이닝에만 9점을 뽑아낸 자이언츠의 14대 5 승리로 끝났다.
팀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는 5이닝 3실점으로 위력적인 컵스 타선을 잘 막아냈지만, 마무리 워커의 블론 세이브로 8경기 연속 승리 없이 '노 디시전'에 만족해야 했다. 샌프란시스코(23승 14패)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LA 다저스(24승 12패)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좁혔다. 샌프란시스코는 8일 오전 3시 20분(한국시간) 같은 장소에서 컵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