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복귀가 점점 가까워지는 오타니(사진=MLB.com 중계화면)
마운드 복귀가 점점 가까워지는 오타니(사진=MLB.com 중계화면)

 

[스포츠춘추]

'투타니'가 돌아온다. 메이저리그(MLB) 최고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가 약 2년 만의 마운드 복귀를 위한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토미존 수술 이후 처음으로 타자 상대 라이브 BP에 나선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5월 24일(한국시간) "오타니가 25일 뉴욕 시티필드에서 팀 동료들을 상대로 라이브 BP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 9월 우측 팔꿈치 척골측부인대(UCL) 재건술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실제 타자를 상대하는 투구다.

투수 오타니의 피칭은 LA 에인절스 시절인 2023년 8월 23일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커리어 두 번째 토미존 수술을 받으며 지난 시즌 전체를 타자로만 뛰었고, 올 시즌에도 지명타자(DH)로만 출전하고 있다. 하지만 마침내 투수로서의 복귀를 위한 결정적 단계에 접어들었다.

오타니의 재활 진행 상황은 매우 긍정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불펜에서 94~95마일(시속 151~153km) 구속이 쉽게 나오고 있다"며 "상태가 매우 좋다"고 평가했다. 특히 이번 주에는 재활 과정에서 처음으로 변화구를 섞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속구와 스플리터만 던지던 것에서 벗어나 슬라이더까지 구사하고 있다.

지난 18일(한국시간)에는 50구를 던지는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이전 세션의 35구에서 늘어난 것으로, 투구수와 강도를 단계적으로 높여가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지만, 복귀가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확한 마운드 복귀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는 올스타 브레이크(7월 중순) 이후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어떻게 느끼느냐에 따라 다음 단계가 결정될 것"이라며 "앞으로 몇 달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다저스는 오타니에게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시키지 않을 계획이다. 이는 오타니의 타격 능력을 팀에서 계속 활용하기 위한 조치다. 로버츠 감독은 "구체적인 준비도 중요하지만 경기에서 5번의 타석을 소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신 25일과 같은 라이브 피칭을 여러 차례 실시하며 실전 감각을 익힐 예정이다.

투수 재활을 병행하면서도 오타니는 타자로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24일 경기 전까지 17홈런으로 카일 슈워버(필라델피아 필리스)와 함께 메이저리그 공동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 0.304에 31타점, OPS 1.053을 기록 중이며, 52득점으로 메이저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왼쪽 어깨(비투구 어깨) 관절와순 파열 수술도 받았지만 타격에는 전혀 지장이 없는 모습이다. 다만 지난 18일 50구 불펜 투구 후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6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했던 것처럼, 투구 재활 강도가 높아질수록 타격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가능성은 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어느 경기 전 피로를 느낀다면 그 경기에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다저스가 오타니의 복귀에 신중을 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오타니는 2018년 첫 토미존 수술 후에도 비슷한 복귀 과정을 거쳤지만, 2020년 코로나19로 일정이 꼬이면서 마운드에서 단 2경기만 등판한 후 전완부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고 그 시즌 타격 성적도 부진했다. 또한 다저스는 워커 뷸러(현 보스턴 소속)가 두 번째 수술 후 2024 정규시즌 대부분을 부진하게 보낸 사례도 염두하고 있다.

그럼에도 다저스에게는 건강한 투수 오타니가 절실한 상황이다. 다저스는 현재 타일러 글래스나우,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등 주요 투수들이 어깨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어 투수진 보강이 절실하다. 로버츠 감독은 "우리 모두 오타니가 타자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며 "하지만 모든 것은 그의 일정에 맡겨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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