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버풀(사진=리버풀 FC SNS)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리버풀(사진=리버풀 FC SNS)

 

[스포츠춘추]

리버풀이 35년 만에 안필드에서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주장 버질 반 다이크가 트로피를 높이 치켜든 순간 6만382명 관중의 함성이 터져 나왔다.

아르네 슬롯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5월 26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종 38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홈경기에서 1대 1로 비겼다. 이미 지난달 27일 토트넘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은 28승 8무 2패(승점 92)를 기록해 2위 아스널(승점 82)을 10점 차로 제치고 통산 20번째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이날은 1990년 5월 이후 35년 만에 안필드에서 열린 우승 세리머니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컸다. 당시 주장이었던 앨런 한센이 직접 참석해 반 다이크에게 트로피를 전달하는 감동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35년하고도 24일 만의 안필드 우승 세리머니를 두 전설적인 센터백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다.

1년 전 감독직에서 물러난 위르겐 클롭은 이날 감독석에서 세리머니를 지켜봤다. 톰 베르너 회장은 "아르네는 정말 많은 찬사를 받을 만하다. 그는 특별한 지도자다"라고 평가했다. 이날 세리머니에는 클롭 외에도 라파 베니테즈 전 감독, 스티븐 제라드, 조던 헨더슨 등 리버풀 레전드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또한 존 W. 헨리 구단주와 베르너 회장도 미국에서 날아와 참석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주목받은 선수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이 확정된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였다. 2주 전 아스널전에서 일부 팬들의 야유를 받았던 그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돼 마지막 안필드 경기를 치렀다. 이번에는 야유 대신 뜨거운 환호가 쏟아졌다.

"몇 주 전 일어난 일 이후 안필드에 나서면서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몰랐다"고 알렉산더-아놀드는 스카이 스포츠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는 "클럽을 위해 한 번 더 뛰고 싶었고 아르네가 나를 믿고 기용해줬다. 오늘 받은 환대는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수백 경기를 뛰었지만 오늘만큼 사랑받고 있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이 날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인생 최고의 날이 될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경기는 9분 크리스털 팰리스의 이스마일라 사르가 먼저 골을 넣으며 팰리스가 1대0으로 앞서갔다. 코너 브래들리의 패스 실수를 타이릭 미첼이 가로채 사르에게 연결한 골이었다. 68분에는 리버풀의 핵심 미드필더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카마다 다이치를 넘어뜨리며 퇴장당해 수적 열세에 몰렸다.

하지만 84분 살라가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다윈 누녜스가 올린 크로스를 코디 각포가 헤딩으로 떨어뜨리자 살라가 근거리에서 마무리했다. 이 골로 살라는 시즌 29골 18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총 47개 골 관여라는 38경기 프리미어리그 신기록을 세웠다. 기존 기록은 42경기 시즌에서 앤디 콜(1993-94)과 앨런 시어러(1994-95)가 세운 47개였다.

살라는 이날 프리미어리그 골든부트와 플레이메이커상을 동시에 받았다. 올 시즌 모든 리그경기에 선발 출전한 것은 8년 리버풀 생활 중 처음이었다.

리버풀은 27일 도시 전체를 도는 우승 퍼레이드를 계획하고 있으며 75만 명의 팬이 거리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바이어 04 레버쿠젠의 네덜란드 대표 윙백 제레미 프림퐁을 3000만 파운드(약 420억원)에 영입하기로 합의했으며, 독일 대표 공격수 플로리안 비르츠 영입을 위한 협상도 진행하고 있다. 베르너 회장은 "우리는 다시 도전하겠다"며 연속 우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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