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춘추]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선 순위 한 계단 차이에 54억원이 왔다갔다 한다. 리버풀이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구단 사상 최고액인 3351억원의 상금을 받는 반면, 강등권인 사우샘프턴은 2045억원에 그친다. 우승팀과 꼴찌의 차이가 무려 1306억원에 달한다.
스포츠 전문지 디 애슬레틱이 5월 25일(한국시간) 공개한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 상금 분배 추정치에 따르면, 올 시즌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은 우승 상금으로 총 1억8150만 파운드(약 3351억원)를 받을 예정이다. 이는 2022-23시즌 맨체스터 시티가 기록한 1억7620만 파운드를 뛰어넘는 역대 최고 기록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순위별 상금 격차다. 매체는 순위 한 계단당 약 290만 파운드(약 54억원)의 차이가 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마지막 라운드를 앞두고 각각 3계단씩 올라갈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아스톤 빌라와 토트넘은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870만 파운드(약 161억원)의 추가 수익을 노릴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의 상금 구조는 복잡하다. 크게 영국 내 방송권료와 해외 방송권료로 나뉘며, 각각 '균등 분배금'과 '성적별 차등금', 그리고 TV 중계 횟수에 따른 '중계료'로 세분화된다. 여기에 스폰서십 수익을 균등 분배한 '중앙 상업 수익'까지 더해진다.
리버풀이 최고액을 받는 이유는 우승과 함께 가장 많은 30경기가 생중계됐기 때문이다. 반면 아스날은 29경기 생중계로 3283억원을, 맨시티는 25경기 중계로 3167억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놀라운 것은 강등팀들의 수익이다. 사우샘프턴(2045억원), 입스위치(2084억원), 레스터시티(2200억원) 등 강등이 확정된 팀들도 모두 2000억원 이상을 손에 쥔다. 사우샘프턴의 2045억원은 프리미어리그 최하위 팀 수익으로는 역대 최고 기록이 될 것이라고 디 애슬레틱은 전했다.
가장 크게 희비가 엇갈린 팀으로는 노팅엄 포레스트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꼽혔다. 노팅엄은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승격한 지 3시즌 만에 2908억원이라는 막대한 수익을 올리게 됐다. 이는 승격 당시 구단 전체 수익의 5배가 넘는 규모로, 프리미어리그의 엄청난 상업적 파워를 보여준다.
반면 리그 하위권에 머물며 유로파리그 결승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날아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작년 대비 360억원이나 줄어든 2524억원을 받게 됐다. 마찬가지로 하위권에 처진 토트넘 홋스퍼도 작년보다 631억원 감소한 2407억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는 리그 20개 구단 중 16개 팀(80%)이 작년보다 더 많은 상금을 받는다. 이는 해외 방송권료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체에 따르면 올 시즌 '균등 분배금'은 작년 대비 2.4% 증가한 8900만 파운드(약 1643억원)로 책정됐다.
이 같은 천문학적 상금 분배는 세계 최고의 리그로 사랑받는 프리미어리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꼴찌 팀도 2000억원 이상을 받는 프리미어리그로 세계 최고 자원들이 몰려들면서, 다른 리그와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부익부 효과가 예상된다. 또한 순위 한 계단에 54억원이 걸린 만큼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하는 치열한 경쟁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다.
